수매 약정물량보다 과잉 생산된 보리의 처리문제를 둘러 싼 농민과 농정당국의 마찰이 확산되고 있다.
나주농민회는 지난 1일 보리 6천여 가마를 시청 앞과 농협시지부 앞에 야적하고 전량수매와 수매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농민들은“4년만의 보리 대풍으로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20%이상 늘었는데 정부가 수매해 주지 않으면 모두 썩힐 판”이라면서 전량수매를 요구했다.
올해 나주지역 보리 생산량은 쌀보리와 겉보리가 14만여 가마(40kg), 맥주보리가 20만여 가마로 약정물량인 26만9천 가마를 제하고도 7만1천여 가마가 남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쌀보리 22가마를 싣고 나온 문평면 남산리 전성진씨(70)는“뼈빠지게 농사지어 수확한 보리인데 수매를 안 해주면 이대로 썩히란 말이냐”면서“시중에 내다 팔려고 해도 아무도 사 가질 않는다”며 정부의 추가수매를 호소했다.
보리를 실은 트럭을 손수 몰고 나온 한 아주머니는“겨울에 마늘이나 양파같은 대체작물을 심고 싶어도 시골엔 노인들밖에 남지 않아 감히 엄두도 못 내는 현실을 정부 당국자들은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면서“그나마 보리라도 갈아야 먹고살텐데 이마저 수매를 안 해주면 우리더러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