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아서 집에 가자” 농가 시위

“돈 받아서 집에 가자” 농가 시위

  • 입력 2004.01.19 14:49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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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코리아 밀린 수수료 지급 요구

80여 위탁농가 도청앞 시위로 확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부도난 화인코리아의 실날같은 약속을 믿고 위탁 수수료가 지급되기만을 기다려 온 농가들의 분노가 다시 폭발했다.

지난 16일 오전 11시 사육 수수료를 받지 못한 80여 닭·오리 사육농가들이 부도에 따라 불꺼진 화인코리아 공장을 찾아 항의 시위를 벌였다.

밀린 농가 사육 수수료를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것.

오후 들어 이들은 전남도지사에게 대책을 요구하겠다며 전남도로 발길을 옮기려 했지만 경찰측의 완강한 봉쇄로 1시간 가량 도로에서 농성을 벌이다 도청 앞으로 시위 현장을 옮기기도 했다.



■ 농가들의 2차 절규 집회



지난 해 11월 사육 수수료를 지급을 요구한 1차 집회에 이어 2차 집회가 16일 화인코리아 공장 인근에서 펼쳐졌다. 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12월 23일까지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해 놓고 19일 부도가 발생 사료 공급마저도 중단됐다는 것. 부도 이후 전남도를 비롯한 시·군 자치단체의 도움으로 9억 상당의 사료가 계열 농가에 지원된 가운데 농가에서 사육한 오리를 도압, 판매한 수익금을 우선적으로 농가에 지급한다는 대책위와 합의를 마치고 일부 납품을 재계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로부터 여주 부화장과 천안 종오리 농장 살처분 보상금이 회사측에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측은) 농가들에게 한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는다며 회사측에 약속을 지켜 줄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 것.



■ 미지급 위탁수수료 규모



이들은 화인코리아 부도 이전부터 회사로부터 위탁 수수료를 받지 못했다.

이들은 부도 후 사료 값 마저 농가들이 부담해 빚더미에 올랐다는 것. 화인코리아에 닭과 오리를 납품해 온 위탁 농가는 우리지역 농가를 포함해 전남지역 20개 시·군 닭과 오리 입식농가 400여 곳에 달한다는 것이다.

농가별로 적게는 3천만∼4천만원, 많게는 1억원 넘게 닭·오리 사육 값을 받지 못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현재 농가들이 화인코리아로부터 받지 못한 수수료는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지만 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대략 그 규모가 90억원대에 달한다”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 파산직전 농가 회생책은



사육 수수료를 지급받지 못해 생계를 위협받는 농가들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농가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회사부도가 결국 오리와 닭을 납품해 온 400여 농가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따라서 특단의 농가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채권단 지위에서 금융기관은 농가들보다 상대적 우위를 점하기 때문에 정부 역할이 여기서 필요한 것이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또한 농가들이 파산한 상태에서 회사의 회생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주장도 이들의 위기를 설명해 준다.

때문에 이들은 냉동창고에 보관된 오리와 부도 화인코리아 위탁농가의 오리와 닭에 대해 정부가 수매를 해 줄 것과 사육 수수료를 정부가 보증해 금융기관을 통한 무이자 대출 등을 통해 생계보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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