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주부들의 문맹탈출기

늦깎이 주부들의 문맹탈출기

  • 입력 2004.04.13 14:49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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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센터, 2기 한글학교 열어

“손주한테 편지 써 보내주고 싶어”



나주여성농업인센터(소장 임연화)는 지난 7일 2기 여성농민 학글학교 입학식을 개최했다.



2기 한글학교에는 55세의 주부에서부터 82세의 할머니까지 총 13명의 여성농민이 참여했다.



원래는 25명이 원서를 접수했으나 기초실력이 일정 수준에 있는 학생들은 다음달부터 결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입학식에는 나주시여성농민회 김성자 회장을 비롯, 나주시여성단체협의회 박순복 회장과 주향득 여농고문, 여농 각 면지회 간부들이 참석해 늦깎이 신입생들을 격려했다.



임연화 여성농업인센터 소장은 인사말에서“한글학교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열어나가는 계기 되길 빈다”고 전했고, 김성자 여농회장은“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용기는 젊은이들에게도 귀감이 된다”며 박수를 보냈다.



반장을 맡은 김정애(55. 가야동) 주부는“못 배운 게 한이 돼서 여기(한글학교)에 나오게 됐다”며“2주 동안 배웠는데,‘광주시’,‘나주시 가야동’등을 쓸 수 있게 됐다”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강사를 맡은 김정숙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농사일에다 집안 일까지 도맡아 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큼은 대단하다”면서“어떤 어머니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셨는데 바로 다음날 수업을 받으러 오셨을 정도”라고 전했다.



칠판의 글씨들을 그리는 듯 열심히 따라 써 보이던 한 할머니는“다 늙어서 글은 배워 어디다 써먹으려 배우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자식 손주한테 편지 한 장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열심히 배워보려 한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한편 이날 입학식을 마친 신입생들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9∼11시까지 2시간 동안 한글교육을 받게 되며, 매주 수요일에는 붓글씨도 배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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