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부른 초등들 침수 농민 한숨만

인재가 부른 초등들 침수 농민 한숨만

  • 입력 2004.08.21 14:50
  • 기자명 취재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기공 관리소홀 시공사 부실공사 의혹

배수역류 방지시설 제대로 갖추지 않아



지난 18일 태풍‘메기’의 영향으로 나주지역에 400mm이상의 비가 내린 가운데 이재민과 재산피해를 가져와 농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다시면 죽산리와 왕곡면 3개리 행정구역 안의 농경지 침수 등은 기반공사와 시공사의 늦장 대처로 더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메기’로 인해 이 지역은 하우스 5동과 다시면 죽산리 농경지 100㏊와 왕곡면 3개리의 400㏊가량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농경지 재해예방을 위해 배수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신흥지구 배수펌프장은 영산강으로 배수를 할 수 있는 개폐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배수관 6개를 설치해 강물이 논으로 역류하면서 농경지 침수 피해를 확대시켰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신흥지구 배수개선사업으로 공사를 하고 있는 배수장은 총 공사비 115억원을 들여 2002년 공사를 시작해 2005년 12월 31일 완료할 예정인 가운데 농업기반공사 나주지사가 발주해 대지개발진흥(주)이 시공을 맡고 있다.



배수개선사업을 위해 배수펌프장을 짓고 있는 상태에서 2003년 가을, 펌프장에서 영산강으로 배출할 수 있는 1.5m배수관 6개를 설치했다는 것.



농업기반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강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시공사측에 제수시설을 설치해 줄 것을 2003년 가을에 지시했지만 지난 3월에서야 목재구조물을 설치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배수관 유입부에 역수방지시설을 해야 함에도 목재시설로 설치를 마친 것은 시공사와 이를 관리 감독해야할 기반공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예방할 수 있는 재해를 막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8일 오후 8시 30분경 왕곡에 사는 김민한(송죽리)씨가 시 상황실로 연락해 배수관으로 강물이 역류한다고 상황보고를 했음에도 새벽에 복구에 나서 농민들의 불만은 샀다.



이번 태풍으로 침수된 농경지에서 37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다시면 임종삼(58·죽산리)씨는“영산강 제방이 정비된 후로 이런 침수피해는 처음”이라며“일년농사를 망쳐 뭐 먹고 살아야 할 지 난감하다”고 관계당국을 비토했다.



주민 한종안(46·죽산리)씨 역시“배수관을 차단하지 않아 강물이 역류됐는데 한 두차례 태풍이 더 온다고 가정했을 때는 배수관 유입구 개폐장치 시설 보완이 시급하다”며“재해예방을 뒷전으로 한 시공업체 책임이 크다”고 시공사측에 대해 비난했다.



이에 대해 기반공사 관계자는“시공업체에 역수방지시설을 설치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잘 이행되지 않았다”며“관리감독에 책임을 느끼고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공업체 관리소장은 하루종일 휴대폰을 꺼놓아 연락이 두절되는 등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나는 가운데 침수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