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Q

나주에 산다(6) - 나요도요 사기장 김진규 흙에서 작품까지는 긴 인내와 기다림이 필수

어린왕자를 꿈꾸는 도예가

2023. 08. 10 by 박다원 시민기자

2023년 8월 9일 “나요” 도예 대표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05호 사기장 전수생 김진규씨를 봉황면 “나요” 도예 작업실에서 만났다.

한적하고 평범한 시골집처럼 보이는 “나요도요” 공방의 실내를 보면 도예장의 정서가 곳곳에 담겨있다. 잘 정돈된 다기 세트와 꽃차 그리고 귀에 익은 동요! 도예 장인의 공간에는 어린왕자가 있을 것 같은 풍경이다. 실제로 그는 어린왕자를 동경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도예장인 김진규씨 그의 삶 속을 들여다보려 한다.

김진규씨는 전남 강진이 고향이며 강진은 예로부터 도자기의 고장으로 어린시절 도자기 굽는 것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랐다고 한다.

그는 시골에서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사춘기 시절에 무작정 시골을 떠나고 싶어서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학기 등록금만 가지고 무작정 광주로 왔다. 학업 도중 다행히 학교의 장학금을 받아서 일과 학업을 이어 갔다고. 그러면서도 주말이면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왔다고 한다.

유년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한때 배구선수가 되는 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배구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였지만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예체능에 대한 갈망에 직장생활의 흥미를 잃게 되었고 그 속에서 방황하며 늘 외로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분재, 서각 등을 배우면서 신문배달, 택배, 가죽공방 등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다고 한다. 서각은 정광주선생에게 5년 가량 사사를 받으면서 이를 계기로 예술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한때 삶에 대한 공허와 외로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한 그는 이래저래 마음을 잡지 못하고 젊은날을 보내는 중 원각사 차모임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보았던 찻잔과 따뜻한 차 한잔으로 자신이 위로 받고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직접 찻잔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이런 경험이 인연이 되어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고, 원불교 전남청소년수련관 도자기 강사를 시작으로 도예가로써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에 크고 작은 보람을 느꼈지만 점점 나만의 도자기 기술을 익히고 싶어서 하던 일을 멈추고 무작정 문경에 있는 인간문화재 김정옥 선생을 찾아가서 사사를 8년 동안 받았다.

현재 그는 봉황면에서 달 항아리를 대표로 다수의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달 항아리는 대표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달 항아리는 조선후기, 17세기 말엽부터 18세기 중반쯤에 만들어진 조선백자 양식으로 대한민국 보물로 다수 지정되어있다고.

달 항아리는 상당히 정교한 작업으로 섬세한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라며 달 항아리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김진규 장인은 2017년경 나주에서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봉황면에 있는 시골집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하고 창업지원금을 받아 가마를 구입하고, 장비를 장만, 사실상 빈손으로 시작해서 자신의 공간을 일구었다고 말한다.

나주에서 터를 잡은 이후에는 나주의 특색을 살려 홍어접시, 배잔 등 나주의 스토리와 접목하여 다수의 작품을 만들었고, 도예의 실용화를 위해 도자기 와인잔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다수의 출품과 입선 그리고 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진규 사기장은 제9회 전국 찻사발 공모대전 2점 입선을 시작으로 제15회 대한민국 영남 미술대전 특선, 제9회 전국 찻사발 공모대전 입선, 광주미술대전 입선, 나주 미협회원전, 한국미술협회 영호남 교류전, 평화미술교류전, 전라남도 기능경연대회 도예 은매달, 전라남도 미술대전특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요도요”라는 이름은 “도자기 하면 바로 나요”라는 뜻으로 도자기 장인으로 최고가 되라는 의미로 보성대원사 현장 스님이 지어 주셨다고 한다. 또한 간판은 서예 은사님 금초 정광주 선생이 직접 쓴 필체로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김진규 사기장의 향후 계획은 젊을때의 열정보다는 주변 사람과 소통하며 하루하루 평온하게 살고 싶고, 누구에게든 그립고 고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속에 따뜻하고 맑은 어린왕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왕성한 활동을 할 나주의 도예장의 창작혼에 나주시의 관심과 애정이 더해진다면 후대에 길이 남을 멋진 창작품이 사기장 김진규씨의 손에 탄생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나주시는 지역 예술인들에게 좀 더 폭넓은 지원으로 마음껏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제공은 물론 재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씨는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보통 기물 성형> 건조> 초벌 소성> 시유> 재벌 소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흙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될 때까지 창조의 고통이란 긴 인내와 기다림이라고 강조한다.

인스턴트에 길들어진 우리의 삶에 옛 것에 대한 애정과 기다림의 미학을 배워 보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나아갈 작품에 대한 방향은 도예와 한국화 그리고 민화의 콜라보에 대한 계획이 있다며 우리나라 전통도예에 대한 관심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하였다. 그가 직접 빚고 구워서 만든 찻잔에 향기로운 차 한잔 하실분은 언제나 환영라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최신순 추천순  욕설, 타인비방 등의 게시물은 예고 없이 삭제 될 수 있습니다.
시사 2023-08-10 12:40:18
나주에도 이런 분이 계시는 줄 몰랐네요~~재밌게 잘 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