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과 대형마트, 공존의 길은 없는가

▶ 재래시장, 무엇이 문제인가
▶ 주차공간 부족과 신용카드 쓸 수 없어 문제

  • 입력 2007.09.08 13:46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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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공용터미널 진입도로에서부터 나주종합병원 옆 공터에 이르기까지 5일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장을 여는 상인들과 시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 그리고 넓지 않은 4차선 도로 위는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

거의 매주 한 번씩 5일 시장을 찾는다는 신씨(여, 53세, 금남동)는 "장터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단골로 거래하던 점포의 할머니가 3년 전 세상을 떠난 후 그 자녀들이 대신 장터에 나오는데 에누리도 없고 우수리도 없다"고 씁쓸해 했다.

5일 시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이 줄어서인지 인심도 야박해졌다는 것.
또한 "요새는 죄다 지가용을 몰고 나와, 그렇지 않아도 차들이 많이 다녀서 위험한데 이제는 사람들이 걸어다니기도 불편하다"고 힘들어했다.

더욱이 주변에 적당한 주차장이 없어 물건을 많이 구입하는 날이면 성북동고용주차장 주변까지 힘들게 들고 가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시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나선 K씨(28세, 여, 송월주공A)는 결혼 1년 차의 새내기 주부로 "오늘은 집안에 행사가 있어 시어머니를 따라왔어요"라고 밝히고 "평소에는 가까운 하나로마트나 아니면 아파트 앞 슈퍼를 이용해요, 일단은 주차하기도 편하고 매장이 깨끗해서 진열된 상품에 믿음이 간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요즘은 다들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는데 5일 시장에서는 현금을 사용해야만 하는 불편함도 있고, 또 요새는 재래시장에 중국산 농산물이 더 많다면서요?"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마트나 대형슈퍼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에는 원산지 표시가 대부분 표기되어 있으나 재래시장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에는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원산지 표시가 없다는 것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돌아서는 소비자의 발길을 잡아라

이렇듯 덤과 정(情)으로 버무려져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재래시장이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재래시장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고 잇는 가장 큰 이유는 크게 주차장 부족과 청결하지 못한 환경, 신용카드를 쓸 수 없는 점, 그리고 원산지표시를 포함한 상품진열의 마케팅 부족 등 4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남평과 영산포 풍물시장은 새롭게 조성되어 비교적 쾌적한 주변환경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협소한 주차공간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다.

그리고 지역의 재래시장 상인들은 변화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돌아선 그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의식의 전환과 마케팅에 관한 공부를 다시금 시작해야만 한다.

그리고 젊은 소비자를 재래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신용카드사용의 정착화를 이끌어내야만 할 것이다.

한편, 전국의 재래시장은 2005년 기준으로 총 1,660개로 등록시장이 1,16개(61.2%), 점포수가 100개 미만인 시장이 1,027개(61,9%)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1년간 재래시장 주변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점의 영향으로 재래시장의 94.0%는 영업체감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신 유통업의 증가로 재래시장의 상권이 약화됐으며 조사결과 전국 재래시장 총 매출액은 2004년 35.4조에서 2005년에는 32.7조로 2.7조원이 감소하였으며 시장당 일평균 매출액은 6,352만원(2004년)에서 5,801만원(2005년)으로 551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지역에는 매일시장과 영산포 풍물시장, 남평시장, 나주 5일시장 등 4곳의 재래시장이 있으며 영산포 풍물시장과 남평시장은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재정비되어 매출의 상승효과를 노렸으나 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시내권에 자리잡은 매일사장과 5일시장의 통합, 이설에 관한 문제가 해당 상인과 주민, 그리고 행정의 의견이 분분해 추진실적이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다음 호에서는 우리지역 재래시장의 활로를 모색해 보는 '재래시장의 성공 및 실패한 사례'편이 이어집니다.  

/이영창 기자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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