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교수의 사회비평

▶ 동학농민군의 죽창보다 더 힘이 있는
투표권을 활용하여 농업문제 해결하자

  • 입력 2007.09.17 19:29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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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농민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던 농가 부채탕감 공약이 있은 후 대선이 거듭 될수록 농민에 대한 공약은 시들어가더니 2007년 두 거대 여당과 야당을 포함한 114명의 대선예비후보 등록자 중 누구하나 농업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슈화하는 후보가 보이지 않으니 격세지감일까?  아니면 선거의 생리상 350만 유권자쯤은 무시해도 된다는 말인가?

지금 우리 농업은 유사 이래로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국민 1인  당 쌀 소비량은 78.6㎏이였으며 2012년이 되면 쌀 이월량이 무려 5,387천톤이나 되어 당해년 소비량 4,234톤을 초과하여 한 해 동안 쌀농사를 짓지 않아도 전 국민이 먹고도 남아도는 양이 비축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한미 FTA는 어쩐가? 농촌경제연구원과 대외경제연구원을 비롯한 경제관련 연구기관들이 향후 15년 동안 농업에서 1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농민단체에서는 년간 3조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FTA가 비준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와 돼지 값이 20-30%하락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여름과일들이 맥을 못추고 여름을 보낸 것도 계절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다른 수입과일들이 대량으로 수입되어 우리 과일을 찾던 소비자들이 수입과일을 구매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러한 간접적인 피해는 예측도 할 수 없어서 더욱 심각하다.

이렇게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촌출신 국회의원들은 피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하기보다는 가장 쉬운 방법인“FTA 결사반대”라는 내용이 담긴 프랑카드를 자신들의 사무실 밖에 거는 것으로 그들의 책임을 다한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고, 대통령후보자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농업문제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지 않을 뿐 아니라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을 자제하면서 지켜주는 미덕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 350만 농민들은 WTO과정을 상기하면서 농촌현실을 냉철히 바라보아야 한다.

FTA결사반대를 외치면서도 또 다른 면에서는 만약을 대비해서 대안도 준비하는 병행투쟁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미 FTA가 비준되지 않더라도 이미 WTO체제와 칠레와 싱가폴등과 맺은 FTA로 말미암아 쌀을 비롯한 외국농산물이 수입되고 있어서 쌀 적체와 과일값하락에서 보듯이 이미 농업의 공황은 시작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치유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다.

정부가 한미 FTA보완대책으로 2013년까지 투자하겠다는 119조원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WTO체제 출범으로 농업에 투자하겠다던 46조원이 어떻게 쓰여 졌는가? 농민들의 뜻은 반영되지 않은 채 정부당국자와 몇몇 이해 당사자들이 만들어 놓은 계획에 따라 대부분 농업 기반시설 확충이라는 미명하에 길 놓고 경지정리, 배수 및 폐수로 그리고 창고건축 등으로 대부분 사용되고 실질적인 농민 소득증대사업으로 쓰여진 금액은 불과 5-6조원에 불과했음에도 마치농민들이 46조를 다 쓴 것으로 홍보함으로써 농민들을 거대한 수혜집단화 하는 어처구니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야말로 119조원이 농민들이 소득을 창출하는 사업에 쓰여질 수 있도록 반드시 정책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야한다. 쌀 문제에 대한 대비도 분명히 해야 한다. 미국쌀 수입이 문제가아니라 우리 쌀 잉여량이 문제다. 쌀 소비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당국을 압박해야한다. 쌀이 과잉이라면 할 말이 없다. 지금 수준에서도 양곡관리비에 수천억이 든다고 엄살을 부리면서 쌀 생산을 감축해야한다고 선전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는 길은 청소년들에게 아침밥을 먹이는 등의 방법으로 쌀 소비량을 늘리고 통일쌀로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국민의 공감을 획득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

그리고 대체작물과 유후지 활용법 그리고 경종과 축산농가가 상생할 수 있는 친환경농업에 대해서 지혜를 모아야한다. 바이오디젤이 경제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수감소를 이유로 생산을 억제하고 있는 정책을 바꾸어 유지식물을 대체작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싸워도 싸워도 풀리지 않는 농협을 재탄생시키고 이곳에 한해에 6조원의 이익이 창출되는 마사회를 이관하여 농민지원과 복지의 문제를 해결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350만 농민의 힘 동학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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