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전국적인 농민운동의 도화선 역할을 담당했던 나주지역 수세거부운동이 20주년을 맞아 지난해 12월 29일 남산시민회관에서 기념대회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농민 4백여명이 참여한 이날 수세거부운동 20주년 기념행사는 당시에 활동했던 농민운동가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그 날의 함성을 회상하며, 그 정신을 기렸다.
정찬규 농민회장은 대회사를 통해“수세거부운동을 통해 농민들이 비로써 이 땅의 주인임을 당당히 선포할 수 있었다”며 당시의 농민활동가들이 가졌던 헌신성과 희생정신을 이어 받아 농민세상을 앞당기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신정훈 시장은“수세거부운동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 자리에 제가 있을 수 있었다”며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는 너무나 많은 이들이 떠났고, 그 분들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나주가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주년 기념사업회 관계자는“20년 전의 나주지역 수세거부운동은 단순히 농민들의 권익투쟁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농민운동의 이정표 역할을 담당했을 정도로 위대한 승리의 역사였다”며, 그 수세거부운동이 가지고 있는 의의와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고자 오늘과 같은 기념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를 마친 농민들은 과원동(구 사매기)의 옛 농조사무실 입구에 당시를 기록한 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까지 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