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논술편 - 주제로 읽는 논술 시리즈②

▶ 논술문을 어떻게 쓸 것인가

  • 입력 2008.02.18 10:51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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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제도가 어떻게 변하든 독서와 논술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세상을 넉넉하면서도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면서, 잘 벼린 한 자루의 칼처럼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대체로 논술 문제는 발문(문제)과 제시글과 유의 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에 관하여 쓰라는 것인지 문제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 엉뚱한 글을 쓸 수밖에 없으니 우선 문제를 잘 읽어 볼 것이 요구된다.

3-4개로 구성된 제시글은 공동된 주제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관점의 글이 실려 있게 마련이다. 공통된 주제가 무엇인지, 또 서로 다른 주장의 내용과 그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은 무엇인지 잘 해석해 내야 한다.

유의 사항에는 글자수와 시간의 제한 등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 사항을 말한다.
이번에는 오마이뉴스 1월 29일자에 실린 필자의 글을 중심으로 논술문 쓰기 연습을 해보겠다. 대상은 중학생 이상이면 가능하다. 우선 아래의 제시글을 잘 읽을 것이 요구된다.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은 한국판 아파르트헤이트
영어 잘 하는 소수와 영어 못 하는 다수로 나뉘는 사회

주지하다시피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극단적 인종차별정책과 제도를 말한다. 17세기 중엽부터 시작된 이 정책은 1990년 흑인들의 지난한 투쟁의 결과 철폐되기에 이르렀지만 악명 높은 이 정책의 잔재는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아주 나쁜 정책의 경우, 그것의 제도적인 철폐만으로는 그 잔재-뿌리 깊은 흑백 간의 갈등과 경제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인과 결혼한 팔레스타인인을 이스라엘에서 더 이상 거주할 수 없도록 한 이스라엘의 시민권법 역시 아파르트헤이트의 이스라엘 버전이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들 역시 한국판 아파르트헤이트가 될 우려가 매우 높다. 16%에 불과한 백인들이 84%에 이르는 비백인들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차별했던 이 정책은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했던 인종차별정책이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는 그 궤가 다르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낡은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다는 인수위의 주장은 궤변이거나 무지의 소치다. 왜냐하면 소위 실용주의라는 깃발 자체가 하나의 이데올로기인 까닭이다. 이데올로기란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지표가 아니던가.

인수위에서 일단 부인은 했지만, 영어 잘하면 군대 가지 않는다는 식의 발상은 그 발상의 천박함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영어 잘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영어 못하는 다수의 사람들로 경계 지으려는 무서운 음모처럼 여겨진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아이들을 해외로 내보내 영어 연수를 시키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전쟁 중인 아닌 평시에도 해마다 200여 명의 장교와 사병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사망에 이르는 엄연한 현실에서 아무 걱정 없이, 흔쾌히 자식을 군대에 보내려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영어만 잘하면 이제 군대 가지 않아도 된다는 뉴스를 보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환호 했을 것은 불문가지다. 정말 군대만 가지 않을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아무리 어려운 경우라 하더라도 없는 집 팔고 없는 땅 팔아 해외로 영어연수 보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오래지 않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로만 대한민국 군대가 채워진다는 것을 상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공교육만으로 영어를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들은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순진하게도.

자율형 사립학교를 100여개 만들겠다는 발상 역시 일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주홍글씨와 다름없는 낙인을 찍겠다는 발상이다. 가난한 집 아이들도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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