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섭 소장의 우리문화 나주문화

▶ 문화유산의 관광자원화에 대한 몇 가지 제언

  • 입력 2008.04.21 10:45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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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의 정착과 함께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과 개발계획이 세워지거나 실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활용, 관광자원화 하려는 예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은 문화유산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거나, 고령 가야고분 공원은 기존의 문화유산에 박물관 등 시설을 부가하거나, ‘백제역사재현단지’와 같이 새로운 문화자원을 개발하는 경우 그리고 지역의 고유한 전통문화축제를 여는 등등 다양한 방법과 형태의 관광자원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화적 자산을 이용한 관광자원화의 주된 목적은 지역 정체성의 확립과 지역민 화합에 있겠으나 무엇보다 경제활성화가 우선일 것이다. 큰 틀에서 본다면 모두가 공감하고 기대하는 바이다.

하지만, 고대문화유산의 활용에는 보다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원형의 훼손뿐만 아니라 전통의 단절을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유산의 활용적인 측면에서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문화유산의 인식과 가치정립

우선, 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가치정립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은 골동품적인 재화로 보거나 단순히 보존관리해야하는 대상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화유산을 향유(享有)의 대상뿐만 아니라 생활환경 보호차원으로 인식하거나 활용재원 등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기 시작하고 있다.

문화유산의 범주도 농어촌의 자연취락과 개천, 논과 밭 등 전통적인 생활요소가 담긴 모든 것까지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 할 때 이제 문화유산은 개별문화재 뿐만 아니라 그 것을 있게 한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포함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 가치를 현재적인 가치로 새롭게 평가하는 작업도 미리미리 해둬야 한다.
 
둘째, 문화유산의 활용은 문화재를 잘 보존하기 위한 것임을 전제로 검토되어야 한다. 문화재와 환경은 한 번 훼손되면 다시는 원형을 복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재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사업의 추진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활용사업의 추진은 타당성, 예산확보, 유지관리운영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타당성 판단과 장기적 유지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국내에서 이뤄진 몇몇 사례를 보면, 건물 등 시설에 필요한 예산만 지원하고 활용 콘텐츠나 지속적 관리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와 준비가 미비하여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검토단계부터 시행, 운영단계까지 관련전문가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도 참여하도록 함으로서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넷째, 자연경관과 함께 지역의 역사, 문화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문화유산을 점(點)단위가 아닌 면(面)단위로 그리고 입체적이고 통시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다른 지역, 다른 성격의 문화유산과 연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타 지역과 차별성을 가진 유산들을 찾아내 활용한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다섯째, 경제성을 고려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운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머물면서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지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또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야 한다.

무형문화재 분야의 전통기술자들이 많이 참여한다면 유지 발전에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의 직접 참여와 함께 경제적인 혜택이 주어진다면 자긍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가능할 수 있다. 경제성을 감안한다면 일반 기업의 참여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끝으로,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과거 전통문화의 재현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는 장이 되어야 한다. 50년, 100년 후의 세대에게 새로운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가꿔야 한다. 건축물은 이 시대의 최고의 기술과 정신문화가 녹아 있도록 하고, 나무와 숲은 미래의 천연기념물이나 수목공원을 상상하면서 수종의 선택과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역사문화 정체성 확립

문화유산의 활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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