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순례를 다녀와서

▶ 나주시재향군인회장 양경완

  • 입력 2008.07.05 14:53
  • 기자명 마스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주시재향군인회장으로써 한국전쟁 제58주년 참전용사 호국순례를 주관하여 참전용사와 보훈단체회원들과 함께 국립임실호국원 참배를 다녀왔다.

진정 위대한 영혼 앞에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빌면서 호국영령이 있었기에 이 나라가 있고 우리 모두는 이들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점점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묘소들이 많아진다는 관계자의 말에 매년 6월에만 집약된 국가의 일회성 보훈정책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6.25 참전용사들이 80 노병이 되었는데 묘소 앞에 분향을 하고 꽃을 놓고 가는 늙은 아버지나 어머니가 이 세상을 떠나 없는 것일까?

「나죽은 다음에 누가 이 무덤을 돌봐줄까」걱정에 위패를 어루만지며 가슴아파하며 차마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돌아서던 노부모가 이 세상을 떠났다면 당연히 국가가 이를 대신해 유족의 한을 달래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전후세대를 살아가는 국민의 의무이자 도리일 것이다.

묘소 가운데 꽃과 함께 상석에「아버지 고이 잠드소서」라는 묘비의 문구가 가슴을 저미는 아픔을 준다.

위패에 육군소위라고 적혀있는 호국영령의 사연을 상상해 본다.
전쟁당시 소모품이라 불렸던 단 4주의 훈련으로 전선에 투입된 속성장교가운데 한분 이였다면 당시나이 22~3세정도 였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아들이 있었다면 전선에서 죽을 때까지도 자기아내의 배속에 아이가 잉태된지도 전혀 모르고 용감히 산화한 전사자일 것이다.

전쟁통이라 끼니를 이어가기 어려운 가운데서 유복자를 데리고 삶에 지친 우리에 미망인들은 수없이 하늘을 원망하고 병역기피자들을 볼 때마다 남편이 미련스럽고 야속한생각도 들 것이다. 그리고 나는 왜 아버지가 없냐? 고 철없는 아들이 물을 때마다 미어지는 가슴!

그러기에 전쟁미망인은 호국영령 만큼이나 위대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신은 당당히 너의 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위대한 애국열사라고 말하십시요.

전사한 남편을 그려오던 당신 못지않게 유복자 아들도 아버지를 그리며 존경하면서 아들을 데리고 성묘할 때는 영문도 모르는 손자에게 너의 할아버지는 이순신장군같은 애국용사이셨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묻혀있는 호국영령 남편에게 조용히 말하십시오.
여보! 이제 나는 내 할일을 다 했다오. 편히 잠드시오. 라고 한국전쟁의 말없는 위대한 호국영령들 가운데 학도병이라는 이름의 군번없는 전사자와 총을 들고 싸우지는 않았지만 일선부대 보급품을 나르던 기록조차 되어있지 않은 거룩한 죽음들 죽음조차도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하는 전몰 유가족이 아직도 많다.

다행이 현 정부에서 학도병 등 전쟁희생자 조사에 따른 예우를 계획하고 있다니 늦었지만 기대해 볼일이다.

현 정부에서는 국가예산대비 보훈예산 호주 5.0%, 독일3.2%, 미국2.5%,에 비해 한국 1.7%의 열악한 보훈정책과 최근에서야 국고보조금 월 80,000원을 참전수당으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계가 곤란한 참전용사들은 갈곳없이 노인공원을 전전하는 비참한 현실을 보면  국가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누구를 전쟁터로 보낼 것인가를 국가는 깊이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부국의 원천은 국가안보요, 국가안보의 뿌리는 국가 보훈정책에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더 나은 보훈정책이 실행되기를 바라면서 삼가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위대한 호국영령의 영전에 명복을 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