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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수리 5형제 그리고 정치적 생명

  • 입력 2008.07.14 18:54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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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처음부터 독수리 5형제였다. 중간에 뱁새 한 마리가 잠시 날아들었을 뿐 독수리 5형제는 애초부터 변함이 없었다”

 박철환 기자
 박철환 기자
며칠 전 김종운 시의원의 민주당 입당을 두고 한 무소속 시의원의 자조 섞인 말이다.

비유가 어떻든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제5대 나주시의회가 출범할 당시에는 분명 민주당 소속의원은 9명이었고 무소속 시의원은 5명이었던 것이 고 김덕수 부의장의 타계로 보궐선거가 치러져 당시 무소속이었던 김종운 시의원이 당선되어 잠깐 무소속이 6명이었다가 이번에 입당을 해버렸으니 무소속은 당초대로 5명이 됐으니 말이다. 게다가 억울해 할만도 하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시의원들의 득표율을 보면 7명의 민주당 소속 시의원 총 득표수가 대략 1만7천여표이며 무소속 시의원 5명이 득표한 수가 대략 1만3천여표로 득표비율만 놓고 보면 대략 60% vs 40% 인데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5석 모두를 독식했으니 무소속 시의원들로서는 억울할 만도 하다.

시쳇말로 꼬우면 입당하라는 말도 들을 만하다.
게다가 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민주당에서는 초선의원까지 상임위원장을 맡은 반면 어느 3선 의원과 재선의원은 무소속이라는 이유로 무관에 머물렀으니 이것이 정치려니 하고 달래는 수밖에......

이러니 우리는 외롭게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각설하고

전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나주시의회는 구태정치의 폐해를 답습하는 듯하여 답답하다.
아니 구태정치의 농도 즉 엑기스가 더욱 더 끈끈해졌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의장단 선거를 놓고 전반기 싹쓸이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을 때 갑자기 벌어진 한 무소속 시의원의 전격적인 입당.

8명의 당 소속 시의원들 내부에서조차 5석을 놓고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그래서 밥그릇 싸움이 안팎으로 진행되고 있어 날마다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시의회가 이제는 의원 빼가기로 비춰지는 구태정치까지 연출했으니 말이다.

사람의 생명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삶과 죽음을 뜻하는 자연적 생명을 말하고 또 하나의 생명은 사회적 생명이다. 그 사람이 사회적으로 어떤 삶을 사느냐가 사회적 생명의 가늠치 또는 가치일 것이다.

우리는 그 사회적 생명을 정치인들에 비출 때 정치적 생명이라고도 한다. 어떤 정치인이 도저히 넘어서는 안되는 금기의 선을 넘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고 표현한다.

사회적 생명, 또는 정치적 생명.

지금 나주지역 시의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사회적 생명에 대한 자기검증이다. 사회적 생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은 특정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그 이해 당사자가 속해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이제 그 사람의 정치적 생명은 끝났어”라는 사회구성원들의 냉혹한 비판이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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