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고대문화 철기생산 실마리 확인”


  • 입력 2008.07.14 19:32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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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고대문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다시 복암리 고분군 발굴조사에서 철기생산이 이루어졌음이 확인돼 고고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심영섭, 이하 연구소)에 따르면 다시 복암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제철유구와 수혈유구에서 다량의 제철 슬래그(鐵滓)와 단조박편(鍛造薄片), 노벽(爐壁) 등이 출토됨으로서 철기 생산지가 존재하였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것.

연구소에서는 사적 제404호로 지정된 복암리 고분군을 조성하였던 세력에 대한 보다 종합적인 연구를 위하여 2006년부터 고분군 주변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연차로 실시하고 있다.

금년도 발굴조사는 2007년 2차월에 착수하여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조사결과, 제철과 관련된 유구로 노(爐) 4기, 굴립주건물지 1동, 원형수혈유구 3기, 그 외 부정형수혈 등 20여 기의 유구를 확인하였다.

특히, 높은 온도에서 생성된 슬래그의 출토는 단순히 단조만으로 철기를 생산한 것이 아니라 잡철 등을 녹여 철기를 만드는 작업도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일부 교란된 층이긴 하지만 도가니(금속, 유리 등을 녹이는 그릇)도 함께 출토되어 철제품 외에 또 다른 도구나 용품을 생산하는 작업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제철유적은 광주 금곡동의 조선시대 제철유구 외에는 최근까지 호남지역에서 확인된 사례가 없어 이 지역 고대 철기생산 관련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소 관계자는“유적의 조성 시기는 공반출토된 유물을 통해 볼 때 7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고“출토유물로는 토기류, 백제기와, 목기(木器), 동물뼈, 과일의 씨앗 등 다양한 종류가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원은 ‘관내용(官內用)’이란 명문이 있는 토기와 ‘회진현(會津縣)’이란 명문이 있는 기와가 출토된 점이 주목되는데 토기는 6-7세기, 기와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유물은 지난 2007년 조사에서 수습한 여러 점의 토제 벼루와 함께 영산강유역에 백제의 지방 관청과 같은 주요시설이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사비기 백제의 관(官) 설치와 관련된 유물로는 익산 왕궁리 출토 대부완에 새겨진 “관(官)”명 명문토기와 “수부(首府)”, “관(官)”명을 도장처럼 찍은 기와 등의 예가 있으나 영산강유역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한편, 회진현은 통일신라 경덕왕 16년(757)에 금산군(錦山郡, 현 나주시내 지역)의 속현으로 설치되었으며 이후 조선시대까지 존속하였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서는 이번 조사에서 확보된 자료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수습된 제철 슬래그에 대해서는 자연과학적인 분석을 실시하는 등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영산강유역 철기생산과 유통체계를 규명해 나갈 예정이다.

/김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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