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교수의 세상 엿보기

▶ 나주시의회는 의장단 선출보다
지역사회 보존에 앞장서라

  • 입력 2008.07.21 20:41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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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광우병파동, 석유값 상승으로 말미암은 각종 원자재 값 상승, 꼬이는 남북관계 그리고 주변 4강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적 갈등 그리고 농민과 도시서민 생활은 붕괴 등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위기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주시의회가 지난 한 달여 동안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하여 민주당과 무소속으로 나뉘어 벌이고 있는 이전투구를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왜 시의회가 있어야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의장내정자의 번복, 의장단의 독식, 자리요구, 협박, 회유, 번복, 약속파기, 거짓말, 밥그릇 싸움, 국회의원 개입, 시장개입 등 긍정적인 말은 찾아볼 수 없고 온통 부정적이고 책임전가식 말들뿐이다.
 
지방의회는 관료들이 모든 행정을 좌지우지했던 관치사회에서 주민이 중심이 되는 지방자치시대로 전환하면서 행정과 주민간의 가교역할을 해야 할 조직이 필요했고 이러한 조직을 구성한 사람들이 시의원 들이다. 이렇게 보면 시의원이란 그들 스스로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말처럼 심부름꾼이라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닌 것이다.
 
어머니가 딸에게 심부름을 시켰는데 마트에 간 딸아이가 심부름할 생각은 잊어버린 채 판매원의 판매능력에 대하여 왈가왈부하면서 판매원을‘팀장시킬까? 부장시킬까?’하고 있다면 어머니는 그 딸에게 뭐라고 하겠는가?
 
민주주의에서 대표는 선거를 통해서 이루어 왔다는 점에 주목하여 나주시의회의 의장단도 담합이나 내정이 아닌 선거를 통해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왜 장구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통해서 입증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을 제처 두고 하지도 못하는 타협이니 배려니 하면서 삼복더위에 시민을 짜증나게 하는가? 풀뿌리 지방의회의 의장단 선출방식을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로 민주당이든 무소속이든 이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선언하고 각 의원이 의장단에 출마하여 정견을 발표하고 인물검증을 거친 후 투표로 선출하면 되는 것이다.
 
세상이 인정미가 있는 것은 개인의 비밀들이 조금은 지켜지기 때문이 아닐까? 예수그리스도는 간음한 여자에 대하여 성토하는 군중을 향하여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라고 말함으로써 성난 군중을 잠재웠다 하지만 세상에 죄 없는 사람이나 결함 없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까?
세상은 죄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죄를 조금은 눈감아 주고 잘못을 용납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금의 나주시의회는 가장보편적인 방법을 외면하면서 묘수를 찾다가 가지 말아야 할 먼 길을 떠나버렸다. 다시 원위치로 되돌리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완전히 금도를 넘어서 다시는 얼굴도 쳐다보지 않겠다는 식으로 막가파식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입에든 과자라도 나눠먹을 것처럼 행동하면서 할 얘기 안 할 얘기, 할 짓 못할 짓 다함께 했던 사람들이 헤어지자마자 함께 있을 때 했던 일들을 공격의 도구로 활용하는 섬뜩한 행동, 몇 십년동안 형님 형수님하면서 가족처럼 지내던 사람들이 인간적인 정리 때문에 했던 일을 가지고 법적책임을 운운하면서 서로 공방하고, 당사자로써는 가장 감추고 싶을 법한 일을 본명에 가까운 이니셜을 활용해서 공격하고 있다.
 
나주시의회는 국회가 아니다. 나주는 서울이 아니다. 나주는 혈연과 지연으로 엮어진 지역사회로 섞이지 않은 피가 없을 정도다. 최소한의 지역사회조차도 지킬 수 없는 시의회로 전락하여 어제의 동료나 친구를 공격의 저격수로 내세우고, 가족과 같은 관계를 청산하도록 요구하여 공격하게하고, 당사자로써는 드러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팠을 일들을 까발려서 치욕감을 안겨줘야만 하는 모습에서 기(氣)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의견을 달리할 수 있고 또 언쟁과 다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언쟁과 다툼은 술 한 잔쯤으로 씻을 만큼 해야 하는 것이다.

최소한 의회는 싸움도 품위 있게 해야지 부모죽인 원수도 아닌데 의장단선출이 무엇이라고 누가 알아준다고 서로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한이 되게 하는가? 더 이상은 가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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