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교수의 세상 엿보기

▶ “민주주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 입력 2008.08.02 20:59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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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 우리 국민이 향유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건설하기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렀는가? 

최루탄으로 뒤범벅이 된 거리에서 눈물 콧물을 흘리며, 전경과 백골단이 휘두르는 곤봉에 얻어맞고, 학생들은 강제로 군대 가고, 영장도 없이 체포되어 감옥에 가고, 감옥에서 고문당하다 사망하고, 심지어는 투신하고 분신까지 하였다.

“민주주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토마스 제퍼슨의 말처럼 이 땅의 민주주의는 땀과 눈물 그리고 피와 죽음으로 지키고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풀뿌리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 현 나주시의회는 어떠한가.
2008년 삼복염천에 나주시의회가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배신행위뿐만 아니라 언론과 시민을 향해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아연실색할 뿐이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죽음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싸움으로 악용되고 있는 사실을 보면서 심한 자괴감으로 치가 떨린다. 메마르고 혼탁해지기 전에는 그 가치를 알기 어렵다는 물이나 공기처럼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도 가꾸고 지키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사실을 시의원들만 모르고 있다는 것인가?
 
지방자치법 36조에 기초의원의 의무를 “①지방의회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②지방의회의원은 청렴의 의무를 지며,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 ③지방의회의원은 지위를 남용하여 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의 계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기초의원이란 공공성과 양심 그리고 청렴성과 품위를 기본소양으로 하여 권력을 남용하여 이권에 개입하지 않고, 주민과 함께 생활하면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통로역할을 하는 주민의 대표자들이다. 소위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생활정치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나주시의회가 이지경이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정치인도 아닌 지방 살림꾼들을 정치인으로 만들어주는 대신 이들을 중앙당이나 국회의원들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부려 먹으려고 도입한 기초의원공천제다. 전국 곳곳에서 기초의원공천제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하루 속히 철폐하여 지방의 일은 지방사람이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국민이 투표한 표의 가치가 시의회의 모든 부분에 적용되는 것이 민주주의에서 말하는 표의등가 원칙이다. 총 유효투표수가 의장단선출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국회가 20년 전에 국회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면서 이미 적용한 것이다. 나주시민이 제5대 기초의원을 선출할 때 했던 투표율에 기초해서 대화와 타협으로 결정해야 한다. 결코 독식해서는 안된다. 이는 민의를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시의원들의 자질문제다. 시의원들은 양심과 도덕을 기초로 하여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정책을 놓고 격렬하게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 위하여 한 달 동안 싸움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또 싸움을 하더라도 기술껏 싸워야한다. 금도를 넘는 막가파식싸움은 안되는 것이다. 양보와 타협을 하면서 싸우는 것이 협상 아닌가? 정책과 협상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파국을 막을 수 있다.

이제 시민이 나설 때다.
왜 나주시의회가
이지경이 되었는가?
과연 자치능력은
있는 것인가?

시의회의 무용론을 말하기에 앞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시의원들을 뽑은 시민의 책임이 가장 크다. 기본적인 소양과 인식이 없는 사람을 뽑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못 뽑았다면 다시 불러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이두가지를 소홀이 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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