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 나주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입력 2008.09.15 17:32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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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배가 최고의 성수기인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대 폭락하여 재배농가들이 농사를 포기해야 되지 않느냐는 자괴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조기출하와 경기불황으로 구매자마저 없어 경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재배농가들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나주 배는 전국 생산량의 19%를 차지하며 나주경제의 주춧돌이어서 가격폭락은 지역경제 전체를 뒤 흔들고 있다.

15㎏당 1상자에 4만원을 호가하던 배 가격이 2만 원 미만으로 폭락한 것은 이례적인 예이다. 지난해 추석 때 4만∼4만5천 원에 경매됐던 것이 절반이상 추락한 것이다. 그것도 최고의 성수기라는 추석을 앞두고.

대부분의 배재배 농가가 출하하는 배원협공판장에서는 매수자가 없어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경매를 중단했다. 망연자실한 농민들의 마음은 하늘이 무너지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다.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면서 명절선물로 최고를 자랑했던 나주배가 이처럼 가격폭락이 이뤄진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배 재배 농가들은 거의 대부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출하한다. 전체 생산량의 70%를 이 시기에 출하가 집중되고 있다. 이 집중출하가 원인이다. 유통구조상 명절에 맞춰 출하를 강행하다보니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다. 전국적으로 배 생산이 늘어났는데 판매전략은 20년전과 똑 같다. 물론 예년에 비해 추석이 한 달가량 빨라 과일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요인은 시장구조의 변화를 외면한 채 물량만 집중적으로 쏟아낸 결과인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나주 배 품종은 신고가 대표적이다. 중생종인 신고배를 이른 추석에 출하하다보니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생종인 원황의 가격이 5만원대를 호가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품종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맛좋고 모양좋은 신고를 선호하는 것은 일면 타당성이 있지만 한 품종으로 집중되면 그만큼 시장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지역 배과수는 신고품종을 선호하고 있다.

계획적으로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원황품종도 맛과 모양이 신고품종 못지않다. 소비의 큰 축인 대도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모양과 크기 그리고 맛을 지니고 있는데도 신고품종만 고집하는 것은 아직 우리가 시장유통구조나 소비심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근적인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문제는 또 하나 있다.

홍보문제다. 나주배의 홍보를 체계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소비자가 직접 대면하는 박스는 그 종류가 다양해 어느 것이 진짜 나주배인지 헷갈리게 한다. 또한 나주배 품질의 우수성을 알리는데도 소극적이다. 과거의 명성만 가지고는 그동안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특산품이라 자랑하는 나주배 가격폭락은 나주농업경제의 파멸을 이야기 한다. 과거 구태의연한 방법으로는 이제 시장을 석권할 수 없고 그 명성을 이어가기 힘들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출하량을 조절하여 나주농업을 이끄는 나주배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그 길만이 나주의 농업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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