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나주교육진흥재단 사무국장 이웅범

▶ 이제는 한 번쯤 믿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입력 2008.11.03 15:13
  • 기자명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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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했던 우수학생들의 외지유출이 다시 심화될 조짐이 엿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우리지역 중학교를 졸업할 우수한 학생들이 다른 지역 명문고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대학입시제도 때문이다. 내신성적보다 수능성적을 중시하고 학교간의 격차가 인정되면 명문고 진학이 명문대 입학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농어촌특별전형 때문이다. 공주시와 안동시 등이 제2기 신활력지역으로 선정돼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받게 되자 일부 군 지역에서 "무분별한 대상지역 확대로 농촌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항의하면서 헌법소원까지 냈다.
 
한나라당의 정병국 의원을 비롯한 22명의 국회의원들은 아예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읍·면지역에만 부여하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로 인해 서울대와 연·고대 등은 이미 신활력지역에 포함된 도·농통합시의 동지역에는 2010년 또는 2011년까지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주겠다고 예고했다.
 
다행스럽게도 두가지 모두 사실과 다르다. 먼저 이명박 정부의 대학입시 자율화 3단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능 비중확대에 의한 내신성적 비중약화라든지 고교등급제 실시에 따라 명문고가 유리할 것이라는 단서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평가다. 오히려 현 정부 역시 큰 틀에서 참여정부처럼 내신 위주, 수시전형과 특별전형 등 다양한 전형방법을 취하고 있는 미국식 대입제도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어촌특별전형 역시 우려와 달리 더욱 확고한 보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동지역이 농어촌특별전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법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 그리고 주요대학을 "신활력지역에 선정될 만큼 어려운 사실상의 농촌지역"이라고 설득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시 동지역도 내년에 농촌지역으로 지정받게 됐다. 2007년 12월 21일 개정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법」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008년 1월 "군이외의 지역 중에서도 '농어업 가구와 인구가 각각  30%이상이며 주거·상업·공업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80%미만인 경우' 농촌지역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고 고시할 예정이다. 우리시는 위의 모든 기준을 충족하고 신활력지역이 아닌 농촌지역으로서 당당히 농어촌특별전형의 적용 대상지역에 포함되는 것이다.
 
정병국 의원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 같다. 현 정부의 대학입시정책이 규제에서 자율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는만큼 새로운 규제가 될 '개정안'의 국회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우리지역 출신 최인기 국회의원과 나주시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어 결코 우려할만한 결과는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우수한 학생들이 외지로 유출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학입시제도와 농어촌특별전형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있기보다 학교에 대한 신뢰도가 여전히 낮은데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시의 고등학교들은 아직도 신뢰할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걸까?
 
분명한 것은 나주고와 금성고를 비롯한 우리지역 일반계 고등학교들이 인근지역의 학교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본 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광주일고에 비해 최소한 31년 늦게 문을 연 나주고등학교가 전통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모두 광주로 빼앗겨 버리는 현실은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더욱이 1996년부터 도입된 농어촌특별전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부터는 더욱 심각한 현실에 직면해 있었다.
 
그런데 나주시와 나주교육진흥재단이 경쟁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부여해주고 나주고와 금성고는 각고의 노력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대학입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장성고와 창평고 등 인근지역 사립명문학교들의 입시성적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우수 신입생들의 수준과 층을 감안할 때 결코 뒤지지 않는 결과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제는 한번쯤 믿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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