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과 머슴의 차이

  • 입력 2009.04.06 16:18
  • 기자명 홍기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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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주인으로 사는 사람이 있고 머슴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

로마시대에는 종과 주인의 삶으로 표현하고 있다. 당시에는 주인이 종을 목숨까지도 좌우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교회에서 주여! 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는데 이 말은 '저는 종이오니 주인의 마음대로 하세요' 라는 전제가 있다. 이러한 자세까지는 안 된다 할 찌라도 우리의 자세는 항상 주인을 모시고 사는 머슴보다는 주인의식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영산강변에서 영산포 쪽으로 신호 대기하면서 자동차에서 담배를 피우다 창밖으로 꽁초를 내버리는 행위를 보면 저 사람은 우리 국민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집 거실에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데나 꽁초를 버리지 않을텐데 그 사람은 머슴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밖에 있을 때는 주인이 보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이다. 지금은 종으로나 머슴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없지만 자신의 삶의 스타일에 따라 자신이 주인으로 사느냐 머슴으로 사느냐가 보인다.

필자가 생활하는 지역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차상위 계층과 수급자가정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여 마을청소와 도로변의 청소를 시키며 얼마간의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분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 아침 8시에 일터로 나온다.

대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가량 청소를 한다. 모두가 빈 자루 하나에 집게를 들고 청소를 한다. 같은 구역에 7-8명이 배치되는데 앞사람이 줍고 가면 뒷사람은 별로 할 일이 없다. 또 쉬는 시간은 왜 그렇게 긴지!

도로가에 쭉 늘어앉아서 오랫동안 쉬는 모습은 저 사람들이 뭘 하는 사람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하루 일당을 얼마나 받는지 모르지만 주인으로서 일을 하는 자세와 잠깐 고용되어 일하는 자세는 너무나 차이가 있다. 주인이 모내기를 한다면 아침 7시에 나와 모를 준비하고 이양기를 기다렸다 일찍 심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 일하는 모습이 얼마나 민첩하고 확실한지 보기도 아름답고 생기가 도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그런데 국가에서 하는 공공근로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으로 답답하고 염려스럽게 만든다. 빨리 해 버리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동사무소에서 확인을 나올 때까지 해야 된다고 한다.

이 사람이 어렸을 적에 마을 어른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울력(공동작업)을 나가 땀을 흘리면 3대가 폐망한다" 라는 말을 들었다. 어쩌면 일제하에서 동원된 입장에서 맡겨진 일을 설렁설렁하고 시간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습관에서 나온 잔재가 아닐까. 우리나라가 좀 더 발전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려면 이러한 머슴형태의 일은 버려야 한다.다문화 센터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상담이다.

며느리가 들어와서 전화비가 50만원- 100만원이 나온다는 시부모의 하소연이다. 동남아에서 온 이주여성들은 남편과의 삶을 "자신은 돈에 팔려서 온 사람으로" 한국에 있는 모든 시설들은 한국 사람들의 것이요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오는 결과이고 남편의 집에 있는 것들은 남편과 시부모의 것이지 결코 자신이 살고 있는 자신의 집이라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우리센터에서는 자신도 한국 사람이요 남편과 살고 있는 집과 살림은 우리 것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제는 주인의식으로 살아가면서 나에게 맡겨진 모든 일은 주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머슴으로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성경에도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는 말씀이 있다.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항상 주인입장에서 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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