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희망 찾기

자활의 희망을 일구는 '도어스'의 신명자씨

  • 입력 2009.04.06 16:18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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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하게 웃는 모습이 참으로 단정하다는 느낌을 주는 신명자씨.

그녀는 가냘프게 보이지만 강한 여성이다. 3남매를 혼자 키웠다. 큰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잠시 집에 내려와 있다. 둘째딸은 현재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며 막내아들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 벌어서 대학에도 가고 꼭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막내아들은 어머니의 고생이 안타까워 군에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신명자씨는 현재 자활공동체 '도어스'의 공동대표다. 명색이 회사대표다. 부엌가구(씽크대)를 제작하는 다섯명의 사원을 둔 어엿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말이 공장이지 변변한 환풍기하나 갖추지 못하고 번듯한 간판하나 달지 못하고 있지만 기술만은 최고를 자랑한다.

'도어스'라는 회사 이름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짜내 지었다. 영어로 문을 뜻하는 'door'에서 따왔다.

신씨가 자활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7년 3월. 웅진코웨이 코디를 하다가 너무 힘들어 직장을 옮길 생각을 하면서 부터다. 힘들고 어렵게 아이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본 막내아들의 담임교사가 모자가정을 신청하라는 조언을 해서다. 그렇게 악착같이 살면서 복지서비스가 뭔지 모르면서 아등바등 걸어온 것이다. 당시 성북동사무소 사회복지사 나선미씨와 상담을 하던 중 자활센터를 소개받았고 거기에서 함께 일하겠다는 의지를 살렸다.

자활센터와의 인연은 곧 씽크대 사업단과 연결되었다. 공장에서의 일은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그래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힘이 되었다. 열심히 일하다보니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했고 더욱 힘차게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싹텄다. 3년 동안 열심히 하다보니 자활센터에서 이제 스스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사업성도 좋고 기술수준도 정상급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년 이상 씽크대 일을 해온 박대용 공장장이 도와주겠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현재 ‘도어스’의 매출은 월 5~6백만원 정도이다. 그리 많지 않는 매출이다. 2월엔 가까스로 2백만원을 넘겼다. 직원들 급여도 못된다.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신명자씨는 어떻게든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자 애쓴다. 함께 하는 직원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임감을 느낀다.

과거 꽃가게를 운영하던 때와 현재 자신의 모습도 비교해본다. 그땐 혼자였지만 이젠 딸린 공장식구가 여럿이다. 함께 희망을 품고 시작한 일인지라 중단은 안된다. 이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것만이 바로 자활에서 배운 자활의 참된 의미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스스로 다짐도 해본다.

"요즘처럼 어려움을 느낄 때도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빨리 시작 했다는 느낌도 들어요. 1~2년 늦게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땐 스스로 자신을 채찍질해요 이것도 못 이기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신명자씨의 굳은 의지는 그의 활동에서 나온다.

그가 담당하고 있는 일은 영업이다. 남자들도 힘들다는 일을 그는 척척해낸다. "보통 이 업계에선 남자들이 영업을 하는데 신대표는 참 대단한 사람이에요. 항상 모든 일에 열심이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면서 깨끗함을 주니 자연 영업에 신뢰를 주는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옆에서 지켜보던 공장장 박대용씨는 칭찬을 끝낼 줄 모른다.

신명자씨는 올해 안으로 '도어스'를 씽크대 업계에서 촉망받는 업체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들처럼 외형적인 성장이 아니라 먼저 완벽한 제품으로 신뢰를 쌓고 '도어스'의 공장을 갖는다는 생각이다. "누구나 꿈을 갖고 사는데 그 꿈을 이루려고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불평불만보다는 현재의 조건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다면 자기가 바라는 행복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그의 미소는 우리가 희망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일하는 사람이 희망이다'는 나주자활의 표어가 눈앞에 펼쳐지면서 '도어스'의 성공의 문이 활짝 열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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