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 내 부모와 같이"

요안나의 집 찾은 '한국효도회 나주시지회'

  • 입력 2009.04.20 09:44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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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면 용산리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인 요안나의 집에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노인성 치매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 40명이 생활하고 있다.

▲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노인들을 목욕시키는 것은 이만저만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옷을 벗기는 일조차 여성 사회복지사들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이에 60을 넘보는 초로의 중년 남성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그들은 바로 경로효친사상을 전파하고 효도문화를 정착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효도회 나주시지회 회원들이다.

남성 회원들뿐만 아니다.

나이 50이 넘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여성회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목욕봉사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나섰다.

심지어 대ㆍ소변을 가리지 못해 일(?)을 벌인 할머니들의 뒤치닥거리까지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20여명이 넘는 노인들의 목욕수발과 함께 구석구석 청소며 각종 시설물의 개ㆍ보수를 하면서도 불평 한 마디, 힘들다는 한 마디 말이 없다.

그저 효성이 지극한 아들과 며느리가 부모님을 모시듯 정성을 다 할 뿐이다.

2004년부터 박순복 여성회장과 함께 한국효도회 나주시지회를 이끌고 있는 이동열 회장(공산면, 64세)은 "60여명의 회원들이 사회복지시설봉사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며 "웃 어른을 모시는 자세는 내 부모를 모시는 마음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아울러 "한국효도회 나주시지회의 출범과 함께 요안나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이런저런 정이 들어서 회원들 모두 친부모를 섬기는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월동의 정순화(여, 59세)는 "목욕봉사를 하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더 가벼워진다" 며 "시집온 후 3년 동안 시부모 병수발을 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 시설에 계신 노인들에 대한 마음이 더욱 애틋해진다"고 밝히기도.

2004년에 출범한 한국효도회 나주시지회는 5년 동안 꾸준하게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매년 연말이면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웃들에게 백미를 지원하고 있다.

이동열 회장은 "사회도덕불감증이 더욱 심화되어 가는 이 시대에 무너 져버린 효도문화를 바로 세우는 것"이 한국효도회의 목표라며 "청소년들에게 경노효친 사상을 고취시키고 더욱 계승 발전시켜 포근하고 인정이 넘치는 사회 기풍을 조성하는데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삼년 병수발에 효자 없다'라는 옛말이 있다.

그 만큼 웃어른을 공경하고 섬기기가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매일 매일은 아니지만 5년 동안 꾸준하게 요안나의 집에서 목욕봉사활동을 펼쳐온 한국효도회 나주지시지회 회원들.

이들이 실천하는 교육이야말로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빛을 잃어가는 지금 시대에 필요한 삶의 지침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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