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자전거공영제 '누비자' 도입 대박

시내 101곳 1,200대 비치… 2012년 300곳 5,000대로

  • 입력 2009.09.21 10:29
  • 기자명 이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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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자동차 보급 등 산업화에 따른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제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 역시 그 대책 중 하나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나주신문을 비롯한 영광신문, 장성군민신문은 자전거 활성화의 필요성과 추진 중인 정책의 문제점 등을 분석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지자체를 강타하고 있는 '자전거 바람'
자전거 정책의 흐름과 나주의 현황-
2. '누비자'무인자전거 시스템 - 경남 창원시
3. 자전거 박물관 등 학생 자전거 천국 - 경북 상주시
4. 시민자전거 '타슈' - 충남 대전시
5. 일본의 자전거 정책과 현황 - 동경, 오사카시, 사이타마현, 후쿠오카시
6. 맞춤형 자전거도시 대안 제시



▲ 창원시 상남시장 맞은 편 분수공원 누비자터미널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시민
▲ 창원시 상남시장 맞은 편 분수공원 누비자터미널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시민

경상남도 창원시는 마산시, 부산광역시와 함께 한반도의 동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292.72㎢로 나주시(604.04㎢), 장성군(518.5㎢), 영광군(474.01㎢)보다 작지만 인구는 50만명 수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 창원시는 시내 13.5km의 8차선 직선 도로인 '창원대로'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막힘없는 도로망을 갖춘 공업도시다. 계획도시인 덕분에 잘 갖춰진 시내의 주요 도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축 운영하는 등 '자전거 특별시'로 통한다.

현재 창원시 자전거도로는 총 68개 노선 214.3㎞, 자전거 전용도로만 15개 96.6㎞로 전국 최장 노선이다.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도 46개 노선 96.2㎞, 자전거ㆍ자동차 겸용도로 7개 노선 21.5㎞ 등 도로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창원시는 1974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면서 자동차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됐다. 지형적으로도 시내 평균 경사도가 3% 이내인 자전거를 타는데 최적의 조건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은 2007년 3월2일 '범시민 자전거 타기 운동'을 시작했다. 다음해 5월14일 자전거 업무 전담부서인 '자전거정책과'(3계, 12명)를 전국 최초로 신설했다.

지난해 10월22일 20개 터미널에 430대 자전거를 비치하고 공영자전거 시스템인 '누비자'를 도입했으며 현재는 101개 터미널에 1,230대가 운영 중이다.

또한 작년 9월 2억원을 투입 전 시민들의 자전거 보험을 가입하는 등 자전거 관련 예산으로 연간100억원 대를 투자하고 있다.

자전거의 교통법규 이론과 타는 법을 알려주고 무료로 수리까지 해주는 자전거 문화센터와 경륜장을 운영하는 등 자전거 인프라 확충 분야 5대 사업, 제도적 장치마련 분야 10대사업, 시민 붐 조성분야 7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 5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인 '2009 창원바이크 월드'을 개최해 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알리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에 창원시 자전거 보급률은 국내 평균 16.6%를 훨씬 넘어선 26%에 달한다.

앞으로 창원시는 누비자 시스템을 확대ㆍ발전시켜 현 300m 마다있는 대여소를 100m마다 설치하고 2012년까지 누비자 터미널 300개소, 누비자 자전거 5,00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자전거 전용 신호등, 자전거 육교 등을 설치해 자동차 위주의 교통문화도 바꿔간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7%대에 머물고 있는 자전거 교통수송 분담률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자전거도시 창원의 일등공신 '누비자'시스템은 자전거에 회원카드만 대면 자동으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무인 대여 공영자전거 시스템이다. 누비자(NUBIJA)는 '누비다'와 '자전거'의 합성어로 '자전거를 타고 창원 뿐 아니라 '세계를 누빈다'는 의미다. 1대당 40만원 상당의 자전거에는 속도계, 총 주행거리와 시간 등 전자 센서와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GPS(위성항법장치) 시스템, 잠금장치 등이 부착됐다.

시민들은 인터넷(http://nubija.changwon.go.kr) 누비자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연회비 2만원(월 3,000원)을 신용카드 또는 휴대폰으로 납부하고 교통카드 등록 후 가까운 '누비자터미널'에서 연중 24시간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대여 후 2시간은 무료, 30분 초과마다 500원이며 최대 3시간이내 반납 후 재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관광객을 위한 가입비 1,000원의 1일 이용권도 있다.

회원카드 및 자전거 식별 장치가 부착되어 무인으로 대여 및 반납을 할 수 있으며 도난방지를 위한 자전거 잠금 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자전거에 장착된 위치 추적시스템에 의해 자전거가 한쪽에 몰리는 현상을 파악 운영센터에서 이를 조절한다. 이처럼 누비자 서비스는 전문 운영센터에서 전문정비요원, 현장요원 등으로 구성된 누비자 운영진(외주 용역)이 맡는다.

현재 창원시청을 중심으로 버스터미널, 승강장, 학교부근, 쇼핑센터, 아파트 입구 등 접근 및 시민들의 이용이 편리한 주변 생활시설 101곳에 자전거 터미널을 설치 1,230대의 자전거를 비치 운영하고 있다. 터미널에 설치된 키오스크나 인터넷 홈페 이지에선 전체 터미널의 자전거 현황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종횡으로 교차하는 직선의 중심도로는 이미 30여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로 조성될 때부터 이미 자전거의 기본 인프라는 구축된 셈이다.

8차선의 넓은 도로에서 한 차선을 자전거 전용 도로로 지정 운영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자전거를 위한 자전거의 도시라 불릴 만 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시책으로 추진한 '누비자'의 활성화를 위해 창원시 곳곳 101군데에 이르는 이른바 '누비자 터미널'을 설치했다.

▲ 창원시가 각 학교마다 일반자전거를 지원 하고 있다
▲ 창원시가 각 학교마다 일반자전거를 지원 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물론 쇼핑몰에서도 필수"

이들 누비자 터미널은 창원시를 순환하는 버스승강장에 설치돼 시민들이 자전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

창원시의 누비자 터미널은 버스승강장 2구간 당 1곳에 설치됐지만 일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자전거 보관대는 각 승강장마다 설치돼 집에서 자전거를 이용, 대중교통으로 학교와 직장으로 출근할 수 있는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창원시는 '도로 다이어트'를 실시하고 있다.

종횡으로 교차하는 중심도로 외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마련되지 않은 각종 우회도로와 아파트, 관공서를 지나는 간선도로의 차선을 줄여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자전거 관련 각종 교통안전표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각종 소방도로와 골목길 등은 여타의 다른 지자체와 대동소이(大同小異)하지만 가로수와 전봇대가 자리 잡은 인도를 나눠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특히 관공서를 비롯한 학교, 아파트, 쇼핑센터 등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자전거 보관대다.

이는 자전거 전용도로만을 위한 보관대 역할 뿐 아니라 이용자(시민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용자들의 편리성을 제공하겠다는 창원시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이라면 차량보다도 자전거가 우선시 되는 도시가 바로 창원시며 자전거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 구축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 바로 '차량 보다는 자전거, 자전거 보다는 사람'이 우선시 되는 선진문화의 정착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품격 백화점으로 알려진 L백화점.

마케팅의 일환으로 고소득층 소비자를 겨냥한 '고품격 매장'을 표방하고 있는 L백화점에서 자전거 보관대를 찾아보기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창원시의 L백화점에는 건물 입구쪽에 자전거 보관대를 알려주는 표지판과 함께 백화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도로변을 향하고 있는 건물벽면 바로 아래에 자전거 보관대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백화점 후문쪽(주차장 출구)에도 자전거 보관대가 설치돼 있다. 품격 높은 백화점도 이러할진데 기타 쇼핑센터는 더할 나위조차 없다.

창원시는 자전거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청과도 연계하고 있다.

처음 창원시는 학교에 누비자의 보급과 관리를 맡기려고 했지만 분실과 파손 등 관리의 어려움으로 일반자전거를 학생들에게 보급했다.

물론 현재 성공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각 학교들이 종횡으로 교차하는 도로에 인접해 있고 학교 인근에 시내버스가 정차하기 때문에 자전거 이용이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창원공업고등학교의 경우 전체학생 1,100명 가운데 20%에 달하는 200여명이 창원시에서 지원한 일반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인 창원시 자전거 인프라는 일선 지자체들에 비해 잘된 편이다. 행정기관을 방문하거나 학교를 가거나 쇼핑을 나가더라도 언제든지 자전거를 이용가능 하다는 점은 자전거를 타기 위해 생명을 담보해야 할 정도로 차를 선호하는 우리지역 문화와 대조적이다.

특히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려는 시민들의 욕구와 이들을 배려하는 운전자들의 선진 의식은 모든 국민들이 배우고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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