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한 세상

  • 입력 2010.02.22 15:24
  • 기자명 이재창 고구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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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주고 남을 배려하는 값진 선물이 따뜻한 세상을 만든다.

명절과 각종 기념일에 어떤 종류의 선물이 좋을까를 생각할 때면 문득 떠오르는 두 권의 책이 있는데 한권은 오헨리의 소설 '크리스마스선물'이고 다른 한권은 오긍의 '정관정요'다.

크리스마스선물에는 가난한 부부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남편과 아내에게 줄 선물을 생각하다가 남편은 부인에게 필요한 머리빗을 부인은 남편에게 필요한 시계줄을 선물하기위해 열심히 돈을 모았지만 선물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그래서 부부는 부족한 돈을 매우기위하여 남편은 자신의 시계를 팔아 머리빗을 사고, 부인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아 시계줄을 사서 예쁘게 포장하여 크리스마스날에 선물을 서로 교환하였는데 막상 선물을 펼치자 서로가 쓸 수 없는 것들이 되어버린 것을 확인하고서 망연자실해 하는 장면이 나와 있다.

정관정요에는 당태종이 그의 신하인 위징이 병석에 누워 생명이 위중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자 자신의 작은 궁궐을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건축 재료를 사용해서 닷새 만에 집을 지어주고 무명이불과 무늬가 없는 요를 하사함으로써 위징이 평소에 질박한 삶을 살아 왔던 뜻을 선물을 통해서 이루게 하였다.

'크리스마스선물'과 '정관정요'를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은 선물이란 단지 물건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마스선물처럼 자신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며, 당태종처럼 자신을 과시하기위하여 부담스러운 것을 보내기 보다는 상대의 삶을 존중하는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새삼 선물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깨달게 되었다.

선물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남을 배려하는 것이며, 받는 사람은 단지 물건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사람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받는 것이라면 주고받는 것이 부담이 되기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는 귀한 통로가 될 것이다.

선생님들이 전설처럼 말씀하셨던 기억에 남는 선물은 결코 호화롭거나 값비싼 것이 아닌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생활 터전인 농촌과 도시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달걀, 고구마, 감자, 김, 넥타이, 와이셔츠같은 것들이였다.

사랑은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표현이 더디면 진정성이 알려지기까지는 상당기간의 세월이 필요하고, 마음을 알지 못해 잃어버린 기회들을 보면서 표현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회한의 생각에 가슴치는 일들을 한 개 쯤은 기억 하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결혼 상대에 대해서까지도 사랑하는 선남선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당사자가 아닐지라도 가슴속에 아련히 흐르는 가슴절임 통감하지 않았던가?

선물을 준비해야하는 사람들은 명절이나 기념일 같은 것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할 때가 있지만 선물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우리의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꼭 물건이겠는가?

전화한통의 격려, 칭찬하는 말 한마디, 손으로 쓰는 간단한 편지 한통, 우리가 매일 먹는 맛있는 김치 한 사발 그리고 남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할 수 있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더욱 정감 나는 포근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서로에게 선물을 기꺼이 보내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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