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鼠兩端 수서양단

  • 입력 2010.03.15 13:44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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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기업체 등에서 입사시험에 한자를 추가하는 경우도 늘었으며, 유치원 어린이까지도 한자 급수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또 수능시험에도 고사성어와 관련된 문제가 매년 꾸준히 출제되고 있다.

고사성어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는 지혜의 보고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 마음의 핵심을 짚어주는 혜안이 번뜩이는 글들은 그대로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 만하다.

이에 나주신문은 알기 쉬운 고사성어의 풀이와 표현의 유래가 된 고사를 매주 간단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首 머리 수, 鼠 쥐 서, 兩 두 양, 端 바를 단

구멍 속에서 목을 내민 쥐가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는 뜻으로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이나 어느 쪽으로도 붙지 않고 양다리를 걸침.



[유래]

전한 무제(武帝)때의 일로 위기후(魏基候) 두영(竇瓔)과 무안후(武安候) 전분(田盆)은 모두 왕실의 외척으로 권세를 다투는 사이였다.

하지만 두영은 연장자로서 고참 장군이었고, 전분은 새로이 떠오르는 신예 재상이었다.

한 번은 전분이 새 장가를 들어 축하연이 벌어졌다. 두영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관부(灌夫)장군과 함께 참석했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좌중의 빈객들이 두 사람을 무시하자 권부가 술김에 행패를 부린 것이다.

전분은 격노한 나머지 관부를 잡아 가두었고 불경죄를 씌워 족형(族刑)을 내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주후실언(酒後失言)을 가지고 족형까지 내린다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두영은 권부의 석방을 위해 천자(天子)에게 직접 상주(上奏)하였고 전분도 천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섰다.

무제는 중신들의 의견을 듣기로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의견이 둘로 나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영의 추정자로 알려진 내사(內史) 정당시(鄭當時)조차 우물쭈물 얼버무리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자 어사대부(御使大夫) 한안국(韓安國)도 명확한 대답을 피했다.

"양쪽 다 일리가 있어 판단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영명하신 황상께서 시비를 가르시기 바랍니다"

불쾌하게 여긴 무제는 결국 토론을 중단시키고 말았다.

토론이 끝나자 전분은 한안국을 불러 호통을 쳤다.

"그대는 어찌하여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좌우를 살피는 쥐(首鼠兩端)'처럼 망설였소? 이 사건은 시비곡직(是非曲直)이 불을 보듯 훤한 일인데... 그대와 더불어 대머리가 벗겨진 늙은이를 해치우려했는데, 어찌하여 애매한 태도를 취했는가?"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인 한안국을 꾸짖었다.

* 내사(內史) 도읍을 다스리는 벼슬아치.

*어사대부(御使大夫) 감찰기관의 우두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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