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을 생태의 강으로 살리라(4)

  • 입력 2010.03.22 10:23
  • 기자명 김병균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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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의 강으로 살리면서, 뱃길복원도 해야한다

영산강을 개발하여 '영산강 번영의 시대를 오게 하자'는 목소리가 정부와 지역정치인, '4대강 정비사업'에 호응하는 일부 단체들의 주장이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10여년 전부터 영산강 수질개선과 뱃길복원을 목표로 일부 지역시민단체에서 '강살리기'운동에 주춧돌을 놓았다. 한 때 지역정치가들의 선거공약으로 이슈화되었다가 벌써 10년 전, 전남도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된 것으로 안다.

우리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승촌보, 죽산보는 하천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농민의 생존권을 박탈해 가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홍수와 지하수위상승 등 재해를 키우는 명백한 죽이기 사업 현장이다. 수질개선, 홍수와 가뭄대책, 지역발전,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다목적 사업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어느 하나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연 물길을 가로막는 거대 보를 건설하고 전 구간 강바닥을 파내는 사업하면서 환경영향평가와 재해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 수리모형실험 결과도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것이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이명박정권의 4대강살기사업의 실체이다.

현재의 보(洑) 공사라면 영산강에 엄청난 홍수재난, 지하수 상승으로 인한 농경지의 늪지대화 현상 등을 안고 있는 사업인 것이다. 사업이란 말이 부끄럽다. 올 여름 폭우와 장마철이 걱정이 된다. 어떠한 현상이 벌어질 것인가? 뱃길 복원이야기는 댐 공사로 인한 위험부담에 비해 언급하기도 민망하지만, 필자의 견해를 피력하기로 한다.

아직도 보(洑) 공사의 위험보다는 정부의 영산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이곳에 경제적, 역사문화적 혜택을 기대하고 있는 주민들이 상당수 있는 것은 체감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답해 보자. 2000년 7월 전남도는 영산강 옛 모습 찾기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영산강에 주운을 건설해 옛 모습을 되찾게 한다는 사업은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짓고 이 사업을 전면 백지화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유인즉 목포항-영산포항 61㎞ 구간 또는 목포항- 광주 서창간 81㎞ 뱃길 구간 사업은 주운 물동량이 적고 주운수로 개설에 사업비가 너무 많이 소모되는 데다, 주운(舟運) 거리대상도 짧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광주 평동공단이나 첨단산업 등지에서 목포로 실어낼 물량이 적고, 뱃길 공사비는 엄청나게 드니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인 것이다.

뱃길복원을 주장하는 단체에서 제안한 문건을 보면 여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고 '퇴적된 토사만 걷어내도 수심이 확보된다'는 주장이다. 500톤급의 벌크선과 1,600톤급의 바지선이 다닌다는 것이다. 현재의 보공사가 물막이만 트면 대형 바지선도 드나드는 운하가 될 것이다.

만약 승촌보와 죽산보가 운하로 변환되었을 때, 생태계의 파괴와 수질의 오염은 불을 보듯 환한 것이 아닐까? 이러한 영산강 수로를 생태복원이 된 '생명의 강'이라고 부를 것인가? 미세한 플랑크톤도 서식 할 수 없는 '죽음의 강'이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 영산강 뱃길 복원은 백톤 급이 채 안되는 관광선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1,600톤급의 바지선을 유통시키기 위해 천혜의 자연자원인 동강 곡강(몽탄 느러지)를 직강화한다는 발상부터가 반생태적인 것이다. 강은 유유자적 흐르게 그냥 두라. 윗물만 맑으면 아랫물도 맑게 된다. 현재 추진 중인 운하로 가는 전초사업인 보(洑) 건설을 중단해, 강이 건강하게 흘러가도록 해야한다. 강이란 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강이 흐르면서 물의 표면과 대기가 서로 반응하여 이산화탄소와 산소 등의 가스들이 끊임없이 서로 교환하고 있다. 이것은 강의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교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강바닥의 퇴적물과 강물이 서로 물질을 교환하므로서 퇴적물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저서생물(底棲生物) 등에 의해 수질이 빠르게 정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강 주변 넓은 지역의 땅속에서는 서로 지하수를 통해 강과 소통하여 강 주변의 지하수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토양의 함수량을 유지하여 토양을 기름지게 하며, 강물에는 지하수를 통한 광물질이 유입되어 강물을 건강하게 만드는 작용이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보(洑) 건설은 중단하고, 영산강의 환경개선과 수질개선 사업비의 효과를 살리자는 것이다. 또한 마한?백제의 역사ㆍ문화 클러스터(cluster)를 조성하여 옛 뱃길도 복원하여 지역발전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또한 영산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되는 부분해수유통을 위해 갑문의 일부를 해수유통조절갑문과 통선문(通船門)으로 개조하고, 하구둑 약 15㎞ 상류에 해수침투를 방지할 수 있는, 평상시 24시간 개방하되 백중사리와 같은 경우에는 닫는 개방식 수중보를 건설하자는 것이다(진승수 교수). 상류에서 소수로(실제로 물이 흐르는 수로)로 영암호ㆍ금호호를 이어주는 '소수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견인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영산포까지는 물류를 위한 화물바지선이 아니라 약 100t 이내의 관광선을 운행할 수 있도록 영산강 하류의 일부구간들을 부분적으로 준설하여 옛 뱃길을 조성한다면 영산강의 생태계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해수유통에 대한 대책마련이야말로 수질도 개선하고,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체감할 수 있는 지혜라고 충심으로 제언하는 바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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