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영산강변 자전거도로를 가다

아름다운 동섬은 파괴되지 않아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 입력 2011.12.15 16:26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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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영산강변의 자전거도로를 달리기로 했다.

산뜻한 몸매를 자랑하는 '나의 애마' 자전거에 몸을 실었다. 자전거도로업무를 보고 있는 나주시청 도시과 유문갑 팀장과 함께 강변도로를 살펴보기로 했다. 성북동사무소에서 만난 유 팀장의 얼굴은 밝았다.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여해줘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함께 들었다.

찬바람이 볼을 때린다. 지난주만 해도 따뜻한 기운으로 상쾌했던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다. 편의점에서 커피한잔으로 몸을 데웠다.

오늘은 나주대교에서 영산대교까지 이어진 강변도로 약 5.5km 구간을 타 볼 참이다.

천천히 출발지인 나주대교로 향했다. 시내를 통해 가는 길엔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도 있었다. 조금은 불편했다. 나주대교를 눈앞에 두고서는 자동차도로를 가로질렀다. 길이 없어서다.

우여곡절 끝에 나주대교 앞 자전거 전용도로에 도착했다.

강변자전거도로는 자전거를 타고 마음껏 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힘들면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3곳이나 만들어져있다. 도로는 굴곡이 거의 없어 그렇게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달릴 수 있다. 또한 대부분 평평한 길이여서 속도를 즐길 수도 있다.

왼쪽으로 영산강이 도도히 흐른다. 4대강 사업으로 덤프트럭을 비롯한 공사장비들이 한창 자신들의 몫(?)을 하고 있다. 가치와 가치의 대립이라 했던가. 개발과 보존의 논리가 대립한다고 했던가. 아무튼 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정부와 환경적 가치를 더 우선하는 환경단체 가운데 무엇이 옳은 선택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헝클어지는 머릿속 생각을 접어두고 공사현장을 보면서 미끄러지듯 달렸다.

전에는 그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했던 영산강이 황폐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가 끝난 후 그 모습은 어떨까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강 속의 물고기들은 집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생각도 해본다. 그들은 어디로 갈까. 파헤쳐진 영산강을 보기에 부끄럽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페달을 밟았다.

강은 일정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가장자리에선 물이 소용돌이치며 역류하기도 한다. 흐르는 강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그 물속으로 빨려들듯 하다. 강은 그렇게 흐르면서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가 다 강 주변이 아니던가. 영산강은 우리 호남인의 젓줄로 우리의 삶을 이끌어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재첩을 잡던 그 시절 그렇게 맑던 물줄기를 상상하면서 영산강의 모습을 그려본다.

영산강은 살아날까. 더 이상 굽이굽이 흐르는 유려한 영산강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준설공사와 직강하공사는 영산강의 모습을 변하게 할 것이다. 조성중인 승천보와 죽산보는 영산강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미 강변의 많은 농토들이 파헤쳐져 땅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 함께 길을 가고 있는 유 팀장은 "혁신도시에서 나주시청으로 연결되는 제2나주대교가 건설 중이다"고 알려준다. 공사비용은 일천억 규모란다.

오른쪽으로 송월동의 토계마을이 보인다. 많은 참새들이 반갑게 보인다. 도시에선 참새를 보기 어렵다더니 이곳에 모여 반상회를 하였나 보다. 짹짹거리며 소란스럽게 날아다닌다. 오랜만에 참새들의 군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전형적인 아름다운 시골마을 풍경이다. 평화로움과 안정감이 깃든 모습이 너무나 정겨웠다.

강변자전거도로는 가로수 정비 및 화원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30여명의 공공근로자들이 열심히 일을 한다. 한분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 찍어달란다 그래서 한 컷. "어르신들 고생 많이 하십니다"라는 인사말을 뒤로 하고 달렸다.

아스라이 보이는 동섬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기막힌 해오름 풍경을 간직한 동섬의 새벽은 마치 창녕의 우포늪을 연상시킨다. 봄·가을로 물안개가 자주 피어오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섬의 버드나무가 여명에 더욱 또렷이 보인다. 하늘과 강을 동시에 붉게 물들이며 떠오른 태양은 삽시간에 안개를 거둬들이면서 새벽을 떠나보내고 아침을 연다. 수몰위기에 처했던 아름다운 동섬이 살아남게 되어 영산강으로서는 그나마 다행이다. 동섬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은 동섬이 없어지지 않아 행복해 할듯하다. 내년에도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을 것이다. 연인들의 사랑의 밀어도 영산강을 흐를 것이다. 언제나처럼.

제법 쌀쌀한 날씨에 달리는 게 힘들었지만 이제 몸에서는 열이 난다.

저 멀리 오른쪽도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데 한참 분주하다. 내년에 있을 도민체전에 맞춰 열심히 공사 중이다.

송월동 영산강변 일대 18만여㎡에 공설운동장과 국민체육센터, 인라인롤러경기장, 선수합숙소 등 종합스포츠 타운이 건설 중이다.

나주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공설운동장이 없는 유일한 곳으로 지역민의 오랜 숙원이었다.

내년엔 인라인롤러경기장에서 인라인을 타는 내 모습을 그려본다.



호젓하게 서있는 백로한마리가

영산강의 운치를 더해준다



4대강 사업하는 곳에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환경단체 버스가 덩그러니 서있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안에서 감시 하는 걸까. 사람들은 자전거가 달리는 내내 보이지 않는다. 그냥 궁금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보존할려는 그들의 의지를 생각해 봤다. 천혜의 자원이라는 영산강을 우리는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님 더 좋은 환경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복잡하기만 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영산강은 우리의 벗이고 우리 삶의 터전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과연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 살 수 있을까. 우문이지만 오늘로서는 이러한 우문이 내 가슴을 메이게 하는 것 같다.

영산대교로 가는 시원스럽게 뻗은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도착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길가에 활짝 폈던 칸나도 지고 있다. 그 많던 코스모스는 추억이 돼 어느새 사람들 마음속에 가을을 심어놓는다. 길옆 소나무는 가을이 가는 것에 무심하다. 가끔 이름 모를 작은 섬 위로 백로 한 마리가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인다.

영산대교에 다다르니 강변 주변에 모두 유채꽃을 심어 놨다. 내년 4월이면 노오란 유채꽃이 만발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다. 사진도 찍고 인라인도 타고 축구도 즐길 것이다. 영산강둔치공원은 어느새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다시 페달을 돌려 둔치로 내려갔다. 이곳엔 자전거 무료대여소가 있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이다. 대여소는 3명의 직원이 돌아가며 근무하고 있다. 이곳은 60여대 자전거가 비치돼있다. 단지 한 시간 대여이며 더 타려면 다시와 말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한적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강변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앞으로 건설되고 있는 모든 시설들이 갖추어진다면 더욱 멋진 자전거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영산강 둔치에 마련될 공원시설과 수변공원에 자전거 길이 형성돼 풍성한 볼거리도 마련된다.

이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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