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여성이

베트남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

  • 입력 2011.12.1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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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엄마!

지금은 뭘 하고 계시는지 바쁘시지는 않은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흘러서 저도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엄마의 머리를 흰색으로 바꿔버려서 속이 상합니다.

엄마를 못 뵌지 참 오래되었죠? 결혼해서 한국에 온 순간부터 엄마가 너무 그리웠고 엄마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저는 이곳에서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잘 살고 있습니다. 시부모님도 저를 예뻐해 주시고 남편과 이제 두 살 된 은비는 저에게 많은 기쁨을 줍니다.

그렇지만 한 가정의 며느리, 아내, 엄마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참 힘겨울 때도 있습니다. 살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저를 응원해 주시고 힘을 주셔서 지금까지 잘 견디어 왔습니다. 모두 엄마의 덕분입니다.

엄마! 아주 어렸을 때 생각이 납니다. 제가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고 늘 "다리에 힘을 주고 걸어야 되"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런데도 제가 걷다가 넘어지면 엄마가 저를 안아 세워주곤 했습니다.

엄마와 부르던 노래도 생각납니다.

"하늘에서 별이 많이 있지만… 달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엄마도 저에게는 달처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분이십니다.

엄마! 저도 엄마가 되었어요.

엄마가 저를 키우실 때 얼마나 힘이 드셨을 지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엄마가 제가 잘 되라고 하시는 말씀인데도 잔소리처럼 여겼습니다. 때론 엄마에게 걱정도 끼쳐드리고 슬프시게 한 적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후회한다고 해도 늦었다는 것을 압니다. 이제라도 제가 엄마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죄송하다는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하늘이 소원을 말하라고 하면 "우리 엄마를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라고 하고 싶습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엄마 많이 보고 싶습니다.



엄마의 딸

동티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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