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축제의 장으로

  • 입력 2011.12.16 10:56
  • 기자명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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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졸업식 기간이 돌아왔다.

매년 이맘때면 알몸 졸업식에 밀가루 뿌리기, 교복찢기 등으로 중·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추태 경연장'이 되어 사회적 물의를 빚어온 게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찰청은 지난달 31일 졸업식이 몰린 2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을 중점 관리기간으로 정하고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관, 기동대와 방범순찰대 등 4만7천여명을 동원해 폭력적·선정적인 졸업식 뒤풀이를 막겠다고 나섰다.

단속기간인 첫날 다행히도 알몸 뒤풀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주인공이 될 학교에 경찰들이 시위를 막기 위해 동원된 듯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은 우리의 교육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우리의 졸업식문화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공권력을 통한 억제밖에 없단 말인가. 졸업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는 행위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도입된 교육에 대한 저항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일제의 억압에 대한 항거의 전통이 잘못된 입시정책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계승된 것이다. 지금 청소년들의 졸업식문화를 두고 그들만을 탓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자유를 억압하고 입시지옥에 가둔 기성세대의 잘못이 크다.

사회변화에 따라서 교육환경 또한 변화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출구가 마련되어야하며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전인교육, 참사람을 만드는 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졸업식문화 또한 수상자 위주로 졸업식이 진행되기보다 졸업식에 참석한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학교전체가 축제가 되는 졸업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공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학생, 학부모, 교사가 손을 잡고 지혜를 모은다면 충분히 학교문화를 바꿔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학교공동체가 살아나는 일이다.

부일외국어고등학교는 재학생 모두가 주인이 되는 졸업식이 될 수 있도록 졸업식장에 레드카펫을 까는가 하면 교장 선생님이 직접 졸업장을 수여하고 졸업생의 꿈과 남기는 말이 담긴 UCC를 상영하며 양운중학교는 학년 초부터 진로탐색파일을 만들고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을 실시하여 졸업 작품을 만들고 이를 졸업식에서 전시한다고 한다.

우리 나주지역도 졸업식이 한창 진행중이다. 학교마다 졸업생들을 축하하는 꽃다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설렘이 가득하다. 내년에는 나주에서도 즐겁고 행복한 졸업식이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변화가 일어나길 간절히 바래본다.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보다 멋진 삶이 함께 하길 소망한다.





이운기(나주시청소년수련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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