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 협조해야

  • 입력 2011.12.16 10:56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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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농가로 출동을 나가면 나도 모르게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게 된다. 농가 곳곳에는 ‘방역 중. 출입 금지’라는 빨간 문구의 표지판 혹은 현수막만이 눈에 띌 뿐, 그 문구를 대변하는지 마을은 한적하기만 하다.

지난 해 말 경북에서부터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으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게다가 나주, 영암 등지의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오리 및 양계 농가에 시름만을 안겨주고 있다. 자식이나 다름없이 키우던 동물들을 매몰하고 비어있는 사육사를 보면 주민들은 눈물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각 시·군 공무원들은 교대로 방역 초소 대기 근무를 하면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나주소방서 또한 다수의 소방 차량과 의용소방대 및 소방대원을 동원해 방역 초소에 급수지원을 하며 구제역 및 AI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다.

한참 급수지원에 하루가 정신없이 가던 날이었다. 한 마을의 이장님께서 소방차가 그 마을 내 용수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관련 공과금을 지불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였다. 이장님의 말씀은 객관적으로 옳았지만,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의 민원이라 몹시 당황스러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실어다 나르기를 반복해야하는데 면 단위 지역에서 공설소화전은 매우 드물어 이동 시간이 장시간 소요된다. 시시각각 방역초소의 급수지원 요청을 제시간에 충족시키기엔 사용할 수 있는 용수는 너무 제한적인 것이다. ‘마을 인근의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다들 이렇게 고생하는데 조금만 양보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솔직히 이장님께 섭섭한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그 분의 입장도 십분 이해한다.

구제역 및 AI 확산 방지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 방역 활동을 하는 중 위와 같은 민원부터 방역 초소 교통사고 등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그 피해는 단지 농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구제역은 축산 농가만의 골칫덩이가 아니라 온 국민의 국가재난인 것이다. 남의 집 불구경하듯 지켜만 보기보단 개개인이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축산농가의 방문을 자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우리 고장은 나 스스로 방패가 되어 지켜야한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청정 전남이라는 깨끗한 우리 고장의 이미지를 말 그대로 고스란히 지킬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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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나주소방서 이창119안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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