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사회를 향한 광야의 소리

  • 입력 2011.12.1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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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四旬節) 기간을 맞고 있다.

부활절을 앞둔 40일간의 신앙정화와 영성훈련의 기간을 사순절이라 부르는 것이다. 예수님은 나사렛 취임선언에서에서 구약에 예언된 희년(禧年)을 선포한다. 희년은 인간해방과 평등공동체에 대한 제도요 은혜이다. 50년이 되는 해에 묵은 빚을 탕감해주고, 노예를 해방하며, 예수님은 인간의 혼만을 구하러 온 분이 아니다. 생명과 평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러 오신 것이다.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 민중들은 로마제국의 강권통치 속에서 인두세(人頭稅)를 비롯한 각종 부역에 시달렸다. 예루살렘 성전 지도자들은 젯밥에만 눈이 어두운 타락한 종교지도자들이었다. 이스라엘 민중들은 목자없는 양처럼 유리하였다. 예수님은 유대교 지도자들과 맞서 싸우러 십자가의 고난을 짊어지고 출세주의 망상에 빠져있는 철없는 제자들을 데리고 예루살렘을 향해 나아간 것이다.



한국교회 최대의 화두는 교회의 교회다움이다.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지만, 속셈은 교권주의요, 성공주의요, 헛된 명예욕이요, 돈욕심이다.

한국교회는 세상에서 도덕적으로 지탄받고 공격을 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회개해야 한다.

구한말,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세계사적 격랑 속에서 1895년 언더우드, 아펜셀러 등 선교사들은 예수복음을 들고 조선 땅에 입국하였다.

교회는 가는 곳마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파하고, 학교를 세워 신문명을 가르쳤다. 질병에 시달리던 민초들에게 의료혜택을 베풀므로 예수님의 치유사역을 대신하였다. 초대교회는 주일마다 태극기가 휘날리던 애국하는 교회였다. 한국교회는 이렇듯 순결한 실천으로 망국의 한을 품은 민초들에게 친근한 벗이 되었다.

오늘날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인적자원과 풍요한 물질을 소유한 한국교회는 복음정신에서 거꾸로 가고 있다. 미국식 성장지상주의 모델과 교회재정의 비본질적 과용으로 사회의 지탄을 받은지 이미 오래다.

소위 경제 대통령을 배출한 소망교회 안에서 연초에 벌어진 목회자간의 폭력사태는 세상으로 하여금 개탄을 금할 수 없게 했다. 한기총 회장 선거 금품살포 사건을 비롯해 각 교단총회장 선거 때마다 수십억의 돈이 오고가는 것은 이미 보편화(?) 되어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부패와 부도덕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표징이 되고 있다. 이제는 아래로부터, 청년들이, 평신도들이 깨어서 개혁을 요구할 시기가 오지 않았는가?

교회는 가난과 정직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스스로 가난해지려고 해야 10억명의 굶주린 지구촌 가족들과 허기진 북한동포들을 먹일 수 있는 것이다. 진실하고 정의로와야 사회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의 진실은 규명되야 한다.

북한의 영토에 근접한 서해5도상의 연례적 한미군사훈련은 북측을 자극하기에 당연하다고 본다. 백령도는 북측의 옆구리요, 연평도는 이들의 목구멍에 해당한다. 이곳은 남북의 군사력이 첨예하게 대치하는 소위 NLL(1953년 유엔군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북방한계선) 수역이다. 2010년 3월 백령도 앞 좁은 물목에서 벌어진 한미합동 전쟁연습 도중 천안함이 폭발하였다. 남측 합조단은 북의 잠수정이 발사한 어뢰에 의해 폭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남측에 의해 조작된 모략극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유엔 안보리 성명은 '북측이 천안함을 폭파시켰다는 아무런 증거도 대지 못한 채' 유감표시, 재발방지 요구수준으로 발표된 바 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전쟁위기로까지 치달았던 남북관계는 이제 대화모색과정에서 남측이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우선적 사과를 고집함으로 결렬된 상태에 있다. 북의 어뢰공격으로 인해 물기둥이 100m 높이로 솟구쳤다면 함상에 있던 해군병사들은 왜 물을 뒤집어 쓰지 않았을까? 러시아는 이미 기뢰에 의한 폭파설을 주장한 바 있다. 과학적, 객관적 사실규명과 진실고백만이 현 정권과 민족 모두가 사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2월28일부터 3월10일에 경기북부지역 훈련장에서 미국 항공모함, 해외주둔미군과 주한미군 1만2800명과 한국군 20만이 참여하는 '한미 키리졸브 훈련'을 연례적 훈련이라고 재개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국지전에서 시작하여, 전면전으로 돌입하는 날에는 남과 북은 공멸할 것이 뻔히 보이지 않는가? 모험주의적 전쟁연습을 쌍방이 모두 중단하라는 말이다.

3. 1 독립선언서에서 '이제 위력의 시대는 가고 도의의 시대가 도래하도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햇볕정책이후 금강산에 관광객이 150만 명이 다녀갔다. 개성공단이 설립되어 남북관계가 단절된 오늘도 북의 노동자 4만 7천명이 개성공단에서 열심히 외화벌이를 하고 있지 않는가?

이제부터라도 남북화해를 진전시키라.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라. 북은 핵포기를 남한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은 북한이 주권국가로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외교적, 경제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즉 행동 대 행동으로 실천하고 검증하는 로드맵을 밟아 가라는 주문인 것이다.

중국이 G2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달러보유량이 세계 제일이다. 미국은 아직도 세계의 패권은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경찰 노릇을 하느라고 만성적 무역적자, 경상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세계가 아는 사실이다. 리먼브러더즈의 몰락은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실패의 모델이다. 현 이명박 정부는 한미동맹 일변도의 외교, 국방정책이 오늘날 남북대결을 가중시켜 온 점을 반성해야 한다.

중국이 아시아의 현실적 맹주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동북아에 균형적 평화가 오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남한은 미, 중, 러, 일에 대해 실리적 외교전략을 펴서 평화와 민족생존을 위한 지혜로운 외교력을 발휘할 때가 오지 않았느냐는 말이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현 정권을 향해 나단선지나 이사야선지처럼 예언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계속)



김병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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