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한 마 디

바램굿이 된

굿(GOOD) 공연

  • 입력 2011.12.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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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예술회관을 갈 때는 구두를 신지 않거나 구두를 신을 시 미리 가서 앞마당에 주차를 한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연시간이 임박해서 가면 영락없이 공사장에 주차를 하거나 대충 앞 도로에 불법주차를 하고 거기에 무단횡단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공연인지라 예쁜 옷도 차려입고 구두를 신고 갔는데 걸어 나오다 돌부리에 걸려 그만 넘어질 뻔 했다.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뒷굽이 홀라당 벗겨져서 너무 황당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목)일도 주차문제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날은 오후 7시부터 문화예술회관에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무형문화재활성화사업인 '굿(GOOD) 보러가자' 공연이 있었다.

우리 지역에서 보기 힘든 공연내용이었던지라 여유 있게 보려고 아는 지인과 20분 정도 먼저 도착을 했다.

그런데 주차를 안내하는 분께서 회관 앞 주차공간이 많이 비었는데도 공사장으로 가라고 지시를 했다. 자리가 많이 비었는데 왜 저리가야 되느냐고 물었더니 손으로 공사장 쪽을 가리키면서 주차요원의 지시에 따라 주란다. 공사장으로 가면 발도 아프고 해서 일찍 온 건데 앞에 주차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그냥 그리 가란다. 할 수 없이 공사장으로 갔는데 거기서 이유를 들어보니 VIP를 위해서 그 곳은 남겨두고 이곳먼저 주차를 안내한단다.

기가 막혔다. 좁은 주차장이기에 행사차량 때문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언제 올지도 모르는 VIP를 위해서 좋은 자리를 남겨두고 시민들은 자갈길 공사장으로 무조건 주차를 강요하다니...

다시 앞으로 가서 억지로 주차를 하고 이유를 말해주라 했더니 아까 그 분은 행사요원의 지시를 따라주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주차장이 비어있는데 왜 그래야 되는지....VIP를 위해서 그러는지,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지인이 자꾸 내 옷을 잡으며 "공무원들한테 항의해봐야 소용없어, 철밥통이야, 괜히 자기 맘만 아프지, 그냥 가자"라며 나를 말렸다.

나는 어렵게 온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납득도 안가고 불쾌해져서 그래야 되는 이유를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분은 "제 맘입니다"하면서 자리를 피해버렸다.

실랑이 끝에 공연장으로 갔고 행사요원들이 계셔서 항의를 했더니 누구하나 사과하는 사람도 없고, 모신문사 기자 분께서 주차장 문제 때문에 발생된 일이니 주차장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했더니 책임자 분으로 보이는 분의 대답은 더 걸작이었다. "주차장이 없었나 보죠"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이유를 들으려 하지 않고 무관심하게 툭 던지는 한마디에 나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고객감동까지는 아니어도 납득할만한 이유도 듣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거 같아서 당장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지인과 동행한지라 상한 마음을 가지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공연 내내 머릿속에서는 불쾌한 기억들이 하나하나 그 좋은 공연위에 덧씌워져 정성을 다해 공연하시는 분들에게 너무도 미안했다.

앞으로 나는 공짜덕분에 나의 인격이 무시당하고 이유 없이 불친절을 들어야 하는 문예예술회관 공연은 가고 싶지 않다.

내 돈 내고 예쁜 구두도 신고 VIP가 아니어도 무시당하지 않는 공연장에 가서 맘껏 감동을 느끼고 싶다. 공짜라는 생색으로 시민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몇 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 문화공간, 하나 둘 등을 돌리게 만들어놓고 시민들의 문화수준이 낮다고 탓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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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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