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버릇

  • 입력 2011.12.16 20:36
  • 기자명 김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어의 양화편에 이런 말이 있다. 性相近 習相遠(성상근 습상원)의 의미는 본디 사람의 천성적인 성질은 서로 비슷하나 후천적으로 형성된 습관에 따라 그 성질이 더욱더 큰 차이가 생기어 결국에는 현우(賢愚; 현명함과 어리석음), 선악(善惡; 좋고 나쁨)으로 구분지어 놓는다는 뜻으로 습관을 중시 여기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도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병은 고치지만 버릇은 못 고친다'라는 말이 있고「탈무드」에는 '습관은 처음엔 거미줄처럼 가늘고 가볍지만 나중엔 쇠사슬처럼 튼튼해져 끊을 수가 없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잘못된 버릇으로 인하여 모든 사물의 성질이 오래도록 굳어진 타성에 젖어 본성으로부터 동떨어지게 그 정도의 차이를 보이다가 일의 위험, 낭패까지로 전개되어 종국에는 폭군 같은 특성을 낳게 된다는 말이다.

자동차 문화의 우리 일상에서 운전할 때 회전하려고 백밀러를 보거나 깜박이 신호를 넣는 운전자의 습관적 작용은 흡사 자연과 똑 같은 좋은 버릇이 되는 것 이지만 반대로 안전벨트를 미착용하고 운행하는 나쁜 버릇에서 발단되어 생과 사라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국방의무라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육군논산훈련소 신병교육대시절 '담배 일발 장진! 발사!'라고 복창하며 화랑 담배연기 속에 나의 흡연이 시작되었다.

습관성 흡연에 중독되어 끊었다가 다시 피기를 반복하며 의지가 약해서인지 완전 금연에 번번이 실패한 적 있는 허물이 많은 사람이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여 그 성분은 농약에 이용될 정도로 독성이 있고 신경계통의 조직을 파괴, 마비시킨다고 한다.

조선시대 광해군(1608~23) 말년부터 담배가 성행했으며 남 해양 '담파국'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하여 '담파고'라고도 불리어 나왔다고 기록 되어 있다.

근고사로부터 온갖 애환 속에 민중의 삶과 함께 해온 담파고는 객초(客草)라 하여 손님을 만나면 궐련(卷煙; 한자명칭)부터 권한다는 풍습이 있어왔고 피로를 풀어준다 해서 연차(煙茶), 술 취한 것 같다고 해서 연주(煙酒), 식후연초(食後煙草)면 불노장생(不老長生)이라고 미화 시키었는가 하면 상사초, 심심초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 붙어 나왔다.

대통령의 마지막 말 한마디 '여보게! 담배 있나? 한 개비 주게나!'

그런 현대사의 격동 속에 이젠 담배문화의 상황은 능곡지변이다. 공공장소나 직장, 가정 그 어느 곳에서도 흡연자는 그 설 땅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아직도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주위로 부터 조롱꺼리의 대상이 되더니 이젠 길을 보행하는 중에 피워도 다른 사람에게 간접흡연 격인 공해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 단속 대상이 된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흡연자를 거의 아사상태로 만들 작정이다.

이쯤 되면 나의 흡연도 지나간 옛 추억속의 한 모퉁이에 남겨두고 '담파' 본국으로 다시 돌려보내야 할 판국이 되었다.

이천십일년 칠월 이십오일,

나에게 기념이 될 만한 조그마한 계기가 있기에 기회삼아 금연을 굳게 다짐하면서 잘못된 버릇의 잠언적 메시지를 자신의 내면세계로 조용히 안내한다. <竹>--------------------------------[본문 2:2]-----------------------------------



박천호 시민기자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