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에 맞는 창업지원이 필요

장호순 박사

  • 입력 2012.01.03 15:42
  • 기자명 장호순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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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국내 자영업자들의 시중은행권 부채가 102조를 넘는다고 한다. 작년 동기에 비해 10조가 늘었는데, 2005년 이후 감소하던 자영업자들이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탓이다. 은퇴시기에 접어든 50대 장년층의 창업이 늘어난 결과다. 교육과학부는 내년부터 전국 50개 대학에 창업교육센터를 만들어 청년 창업자들에게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년 실업난 해소책의 하나로 대학생 창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인들의 창업 선호 종목을 보면 엄밀한 의미에서 창업이 아니다. 창업이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업종을 만든다는 의미인데, 베이비 부머들의 경우 음식점, 대학생들은 카페와 술집이라고 한다.

그 결과 전국 어딜가나 비슷한 음식점, 치킨가게, 카페 등이 들어서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개업식이 가장 손님이 많은 날인 경우가 흔하다. 창업이 소위 새로운 경제 '시너지'를 가져오기 보다는 개인경제나 지역경제에 큰 부담으로 전락한다.

심지어는 대기업 경영자들도 창업을 하지만 실패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일부 신문사들이 개업한 유선방송과 위성방송 종합편성채널들이다. 지난 12월 개국후 종편 4개 채널의 시청율은 KBS나 MBC의 1/10에도 못미친다. 이미 공급자가 넘치는 소위 '레드 오션' 시장에 뛰어든 결과이다. 신문사들은 종편에 큰 기대를, 그리고 반대자들은 족벌신문의 여론 독과점을 우려했지만, 그 결과는 빚더미에 앉은 자영업자의 현실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종편채널이나 프랜차이즈 창업의 가장 큰 약점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종편의 경우, 4개 종편 방송사가 전국방송을 표방하고 있으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지역국 설치를 할 형편이 아니다. 4개 방송국 모두 서울에 있으니 SBS와 지역민방처럼 서로간의 네트워크를 만들 수도 없다.

지역 자영업자의 창업 품목도 대부분 전국적인 브랜드나 프랜차이즈 소매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의 문화적 정서나 지역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한 창의적인 기획이나 아이디어 보다는 전국적인 명성을 내세워 소비자를 확보하려는 요식업이나 유통업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신문이나 TV에 광고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할 뿐이다. 대형마트나 기업 직영 거대 점포가 들어서면 바로 문을 닫아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가뜩이나 취약한 지역 경제가 다가올 불황기를 극복하려면 지역차원의 창업지원과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개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뜨내기 경제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수요를 충족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기업과 자영업 육성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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