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마을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습니다

  • 입력 2013.05.20 10:03
  • 기자명 박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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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칼럼②] 찬주와 함께 마을가꾸기

‘살기좋은 마을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마을가꾸기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정부지원사업이 추진되면서 우리사회에 마을가꾸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
마을가꾸기사업의 본질은 주민이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공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마을회관은 놔둔 채 일년에 몇 번 사용하지도 않을 도농교류센터(혹은 복지관)를 새로 짓고, 식수로 사용할 수도 없는 사라진 우물터를 복원하기위해 수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사를 하는 것이 마을가꾸기사업의 본질인양 치부되고 있다. 그마저도 일상적인 청소나 주변정리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준공이후 주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방치되는 일이 다반사다.
더구나 마을의 준비정도에 맞는 단계적 지원사업 활용을 얘기했더니,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에 이르기까지 각종 지원사업을 줄줄이 꾀면서 마을의 단계적(?) 발전을 모색한다는 미명하에 지원사업 유치경쟁에만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 농촌마을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었다.
하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가꾸기사업을 추진하면서 마을리더의 역할을 강조하고, 마을리더를 육성하는 것에만 주력하다보니 실질적으로 마을가꾸기의 주역이 되어야할 주민은 간데없는 상황이 돼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마을행사나 교육 등에서 주민들은 외부인에게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동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씁쓸한 현실이다.
‘살기좋은 마을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습니다’
마을가꾸기를 통해 만들어가고자하는 아름다운 사람은 마을가꾸기가 어쩌구 저쩌구 원론적인 이야기를 읊어댈수 있는 박제화된 마을리더가 아니라, 정말로 자기마을을 자랑스러워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꿈을 이루어가는 주민 하나하나의 모습일 것이다.
주민 하나하나가 행복할 수 있는 마을... 이것이 마을가꾸기를 하면서 우리가 만들어가야할 진정한 의미의 살기좋은 마을이 아닐까...
마을가꾸기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간에 갈등이 생겨나고, 사업을 주도하는 그룹과 일로부터 소외되는 그룹이 생긴다면, 가시적으로 방문객수가 늘어나고 농산물 직거래가 활성화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마을리더, 어려움이 있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함께하는 마을주민의 모습이 마을가꾸기를 추진하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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