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비로서 밭을 갈고 씨를 뿌린 것

김치 공연 총괄한 김진호 예인방 이사장

  • 입력 2013.05.20 15:19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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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을 총괄한 김진호 예인방 이사장은 이제야 비로서 밭을 갈고 씨를 뿌린 것에 불과하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소감은?

“막이 오르기 전까지 부담스럽고 초조했던 게 솔직한 심경이었어요. 그러나 그간 각고의 노력을 해온 출연진과 제 자신의 신념을 믿고 밀어부쳤죠. 부족한 점이 없진 않지만, 지금은 행복해요. 물론 앞으로에 대한 부담이 있긴 하지만.”  

- 2010년 광주 초연과 서울 공연의 차이가 있다면. 

“있다면 관객의 많고 적음이랄까. 그러나 연극쟁이가 바라보는 무대는 어디나 다 똑같다고 봐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하고 작업해서 무대에 오르냐는 거죠. 극(劇‘)이라는 용어가 ’호랑이와 멧돼지의 치열한 싸움’을 뜻하는 어원에서 비롯됐 듯이 말입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거기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굳이 ‘김치’를 연극소재로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오래 전 일본 영화 ‘우동 한그릇’과 국내 드라마 ‘식객 : 김치와의 전쟁’을 보며, 김치는 재료보다 정성이고 사랑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인 레퍼토리 구상에 들어갔죠. 각고의 노력 끝에 대본을 완성하던 시점 역사 드라마의 거장 고(故) 김재형 감독과 의기투합하면서 골격이 만들어졌습니다. 서울 공연에서는 영화 ‘마파도’로 감성적인 연출을 선보인 이상훈 감독이 가세했죠.”

- 향후 계획은.

“이제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렸다고 봐요. 수확하기 전까지는 햇볕과 바람, 비, 세월 등에다 끝없는 정성이 동반돼야 합니다. 전남을 넘어 우리나라,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레퍼토리로 만들기 위해 넘치는 것은 자르고 부족한 것은 채워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1981년 나주에서 창단된 예인방은 ‘시집가는 날’을 시작으로, 이후 130여 회가 넘는 작품을 무대에 올려 전남은 물론 전국연극을 선도하는 극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청소년 연극아카데미를 설립해 연극 꿈나무 양성에도 크게 기여해오고 있다.

서울 공연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진 예인방은 남도의 정서를 대변하는 공연콘텐츠를 개발, 대표상품으로 승화시키는 한편 토속음식이나 관광상품 등 연극과 관련된 부가상품을 개발 및 판매해 예술문화산업의 선진모델 정착을 서두르고 있다.

또 내실있는 극단 운영을 위해 전문시스템과 지역종합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공연, 교육, 지역특산품 전시 및 판매 등을 곁들인 150석 규모의 ‘체험형 상설극장’을 설립해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는 물론 해외 유수의 극단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지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이른바 ‘Glocal 극단'이라는 최종 목표를 차근차근 이뤄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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