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비상...옛 영산강이 그립다

“보 건설 때문인가?” 4대강사업 뒤 빈번

  • 입력 2013.08.19 10:29
  • 기자명 박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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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만도 녹조관심단계 이상 119일 발령

4대강 사업으로 강의 흐름이 막혀버린 영산강에 녹조 비상이 걸렸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영산강 승촌보에는 최근 무더위 속에 길이 3백여m 너비 50여m의 진한 녹조띠가 발생했다.


다시면 죽산보 하류에서도 심한 녹조띠가 발견됐으며 죽산보 인근의 지천에서도 녹조가 눈에 띄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영산강 수계(승촌보, 죽산보) 조류농도(클로로필-a)가 6~7월 마른장마 후 최근의 무더위로 두 세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승촌보의 경우 조류농도가 지난달 29일 28.6ppb였던 것이 지난 8일에는 3배정도 높은 88.6ppb를 나타냈고, 죽산보 역시 지난달 29일 28.2ppb였던 것이 지난 5일 48.8ppb로 높아졌다.
이처럼 녹조 현상이 영산강 중상류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은 보 건설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녹조 원인은 수온과 일조량, 영양화 정도, 유속이 좌우하는데 흐르는 강물에서는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영산강에서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이 녹조가 번성하기 시작한 것은 물이 정체되면서 덩달아 자정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산강 녹조는 장마 뒤 일조량이 크게 늘고 수온이 올라가면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산강은 상류에 4개 농업용 댐 축조로 하천유지용수가 부족하고, 갈수기에 광주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영산강 승촌보 상류 하천 유량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적 취약성 등으로 녹조현상이 빈번하다.


지난해만도 녹조관심단계 이상이 119일 발령되었으며, 올해에도 4월 이후 관심단계 이상이 지속적으로 발령되고 있다.
최근 상류에서 흘려보낸 물이 보를 넘어 녹조띠를 하류로 밀어내고 있지만 녹조가 없어지려면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영산강에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광주시의 총인 총량을 줄이고 고농도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축사와 음식점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영산강 물의 흐름을 차단하는 보설치가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원인과 해결책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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