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넘어지기...

  • 입력 2014.03.17 11:02
  • 수정 2014.03.19 15:01
  • 기자명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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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위를 참으로 잘 견디어 내니 햇살 좋은 봄이다.
오라고 간곡히 부탁도 안했는데 자연의 솔직함은 늘 이렇듯 당당하다.

 
 

학교 마다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 친구 선생님을 만나면서 우리 아이들은 설레기도 하고 새로운 것에 또 익숙해져야 하는 불안감도 있을 것이다.

입학식에 참여하다보니 아이들의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초등1학년은 단정한 옷매무새와 똑부러진 얼굴표정 중학생은 교복 입은 것을 어색해 했고 고등학교에서는 해맑은 모습과 중학교에서 볼 수 있는 재잘거림은 들을 수 없었다. 아마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에 대한 부담 꿈에 대한 절박한 현실에 미리 포기 했을 수도 있다.

고등학생들은 어린 시절 넌 잘할 수 있어 넌 최고 야를 들었고 늘 자신을 무엇이든 잘한다는 자존감이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안다.
내 점수는 사교육을 얼마나 더 해야 더 높일 수 있고 내 등급으로는 사회가 원하는 최고의 대학을 갈수 있고 없다는 것을.

지난겨울 수능이 끝나면서 많은 부모와 아이가 울고 웃고 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수능을 통한 정시로 대학을 가는 방법보다 학교 내신을 챙기면서 미래의 직업을 위한 꿈을 가지고 차곡차곡 통합적인 준비를 해서 입학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 되었다. 정시입학과 수시입학 두 마리 토끼를 우리아이들이 다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좋아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을 해야 한다고 늘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을 이끄는 우리 부모는 진정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하고 있는 것일까?
부끄럽지만 나는 아니다.

잠시 생각이 깊어진다. 아기들이 3000번은 넘어지고야 걷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6,3,3 총 12년의 학습에서 소중한 우리 아이들은 넘어져서 얼마나 무릎이 깨지고 아팠을까?
그때 아픔을 뒤로 하고 우뚝 선 아이들은 얼마나 있고 목표지점까지 마음의 상처 없이 환하게 웃는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될까 그때 우리 아이들은 나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돌아보니 나도 그 시절 참 많이 넘어졌다.
그때마다 하시던 일 팽개치고 단숨에 달려와 손잡아주시던 부모님 용감하게 일어섰지만 무릎 까져 피나는 것을 보고 더 야속해서 눈물콧물까지 흘려가며 큰소리로 울었던 내가 이제는 만복 만순 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와 함께 손을 내민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희망찬 꿈 목표를 향해 걷고 달리면서 한 번 두 번 수없이 헤아리기 힘들 수 있게 우리 아이들은 넘어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넘어지는 경험을 배우고 익혀서 끝까지 지치고 포기 하지 않고 울지 않고 당당하게 넘어져서 참 잘 일어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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