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 입력 2015.01.19 09:19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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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주시가 보좌관이라는 직책 아닌 직책을 놓고 시끄럽다.
강인규 시장 측근들과 관련된 구설수가 그 중심이다.

시민소통실 팀장자리 세 자리를 결국 강 시장 측근들이 들어가게 될 것이고 그들이 사실상 강시장 보좌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말만 소통실 팀장이지 실제로는 강 시장 보좌관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단체장은 보좌관을 채용할 수 없다. 국회의원만 가능하다. 그래서 이전에도 단체장은 조례를 통해 정책보좌관 자리를 만들어 보통 한명을 채용해 일을 맡겼다.

신정훈 전 시장이나 임성훈 전 시장도 한명을 데리고 나주시청에 입성했었고, 그 보좌관이 법적 한도내에서 단체장을 보필하는 보좌관 역할을 담당했다.
그렇다면 보좌관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들일까?

보좌관이라는 제도는 2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유명한 네로 황제 직전에 로마를 이끌었던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처음으로 보좌관 제도를 구체화한 이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황제를 보필하던 이들은 당시에 원로원 의원들이었다.
황제의 서신을 담당하던 의원, 회의를 주관하던 의원, 각종 문서를 담당하던 의원 등 보좌관 아닌 보좌역할을 원로원 의원들이 담당했던 것을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전부 자신의 노예들에게 일을 맡겨 버렸다.
외모가 흉측했던 황제는 공식적인 자리를 피하고 골방에 박혀서 업무를 보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황제를 보좌하던 이들도 공식직함도 없었던 황제의 개인노예들이 일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황제로서는 그것이 가장 편했다.
집안에서 일을 부리던 노예들이었기에 따로 눈치를 볼 일도 없었고, 황제의 모든 업무는 노예들을 통해서 전달됐다.

당시 로마를 이끌었던 원로원 의원들 입장에서는 환장할 일이었을 것이다.
황제를 면담하려고 해도 노예들이 일정을 조정했고, 결제 하나를 올려도 노예들이 먼저 검토하고 결정했으니 시쳇말로 미치고 팔짝 뛸 일이었을 것이다.

보좌관 제도에 신분이라는 격식이 무너진 사건이었고, 또한 클라우디우스 황제 때문에 보좌관이라는 제도는 이때부터 공식적인 직업으로 인정받게 된다.

단, 임기가 황제와 함께했다. 황제의 개인소유의 노예였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당시 로마황제는 종신형에 가깝기 때문에 황제가 암살당하지 않는 이상 보좌관은 황제와 임기를 같이 했다.
어찌됐건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개인비서를 활용한 보좌관 제도를 세분화시켰다.공문담당, 의전담당, 서신담당, 경호담당 등 자신의 노예들의 직성에 맞게 세분화시켜 운영했다.

국정을 함께 담당했던 원로원 의원들도 결국 보좌관 제도를 인정했고,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친위대에 암살당하기 전까지 보좌관 제도를 활용했다.
이렇듯 보좌관은 자신의 주군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주시장을 둘러싼 현재 상황을 보면 혼란스럽다.
정책보좌관도 아니고, 시장 직속으로 시민소통실을 통해 운영되지만 이들이 보좌관 역할을 전담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역할을 굳이 구분하

자면 시민사회와 강인규 시장을 연결시켜주는 창구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인원도 세명으로 늘었다.

형식적으로는 공개 모집이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누구누구가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새로 소통실에 들어갈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어서다.

결국 강인규 시장과 함께 할 정치적 운명이라면, 애써 아닌척 하지말고 보좌관으로서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

나주시정을 책임지려 간 것이 아니라 강인규 시장의 시정철학을 펼치는데 첨병역할을 하러 간 것을 명확히 하라는 주문이다.
그래야 시민들도 헷갈리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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