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 혁신도시와 도시재생

  • 입력 2015.01.26 14:28
  • 수정 2015.01.26 14:30
  • 기자명 조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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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진상 동신대 교수
    조진상 동신대 교수
빛가람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16개 기관중 13개가 지난 해 입주를 완료했다.
나머지 3개도 올해 입주를 마친다. 2020년 인구 5만명을 목표로 하는 혁신도시는 광주와 전남의 발전을 이끄는 성장거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지난 수십년간 쇠퇴를 거듭해 온 나주시로서는 지역발전의 큰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혁신도시는 원도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다.
혁신도시가 자리를 잡으면 잡을수록 원도심의 쇠퇴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본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원도심의 활력 회복은 주요 쟁점과 공약으로 대두되었다. 당선된 강인규 시장님도 도시재생을 중요한 공약중 하나로 꼽았다.

혁신도시가 원도심의 쇠퇴를 촉진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일견 타당하다.
각국의 많은 도시에서 실제 그러기도 했다. 가까운 예로 광주의 상무신도심개발은 금남로·충장로 일대 구도심의 쇠퇴를 앞당겼다. 우리나라 어떤 신도시보다도 우수한 도시여건을 자랑하는 빛가람 혁신도시에 사람과 돈이 몰릴 것임은 당연지사다.
그러면 혁신도시는 원도심에 부정적 영향만 주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오히려 혁신도시가 원도심의 상권과 주거 활력을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최근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입주로 인해 원도심의 식당가에 손님이 급증한 것이 하나의 예다.
한전에서 금성관 일대 원도심에 무상으로 전선지중화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것도 한전이 혁신도시에 입주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혁신도시와 연계한 원도심 살리기를 위해 아이디어 차원에서 몇가지를 예로 제시해 본다.
첫째, 한전을 비롯한 혁신도시 입주기관의 도움을 받아 원도심에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가로등 설치, 사회복지기관에 태양열 온수공급, 역사문화시설 주변과 골목길에 야간경관조명의 설치 등 다양한 사업을 도입할 수 있다.

둘째,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프로그램을 원도심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공연·예술 지원사업, 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 지원사업,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로컬푸드 지원사업 등을 나주의 역사문화자원이나 특산품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혁신도시 입주기관이 시행하고 있는 지역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원도심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은 기존에 이미 집수리, 김치담그기, 주민교육, 문화행사 등 다양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므로 원도심에서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혁신도시와 원도심은 상생·발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각자의 특성과 여건을 바탕으로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해 상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혁신도시는 쾌적한 주거, 쇼핑 기능을 통한 도시의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고, 원도심은 역사성, 문화성의 적극적인 보전·관리를 통해 지역아이덴티티의 증대를 추구하여야 한다.

혁신도시는 행정, 교육, 연구개발 등 성장경제위주로, 원도심지역은 주민경제, 문화․역사, 위락․관광 위주로 도시발전방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혁신도시는 ‘빠른 도시’, ‘낮의 도시’, ‘현대적 도시’로, 원도심지역은 ‘느린 도시’, ‘밤의 도시’, ‘역사문화도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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