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힘차게 울려 퍼졌지만, 이제 막 정규수업이 끝났을 뿐이다.
이 날은 ‘1인 1악기’ 방과 후 교육이 있는 지난 22일, 수요일.
“둥둥~ 띵띵♪,빰빠♬” 복도서부터 울려 퍼지는 악기소리가 궁금해 교실 안을 들여다보니 어린 학생들이 저마다 악기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아직은 앳된 얼굴이지만 웃음기 싹 가신 사뭇 진지한 표정들이 제법 인상 깊다.
30여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샛골’이라는 이름의 오케스트라는 작년 진도에서 열렸던 전국규모 대회인 2014 대한민국 청소년 국악제 동상 수상과, 교육부 주최로 광주에서 열렸던 2014 대한민국 창의·인성 한마당 동아리공연(초등) 부문 은상을 수상하며, 이 학교의 자랑으로 떠올랐다.
전남도교육청으로부터 4년째 ‘연중행복학교’로 지정돼, 3년 연속 전남도 내 최우수학교에 선정된 다시초등학교(교장 이현식).
여타 대도시 못지않은 다시초등학교만의 수준 높고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복지 시스템은 농촌지역 시골학교가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초는 다양한 복지혜택으로 치아치료, 목욕비 제공, 계절별 옷, 안경 구입 등 기초수급자 가정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본생활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기초 학력에 다소 미달된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 방과 후 지도와 더불어 심리정서발달을 위해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종 연주회, 오페라, 유적지 견학 등을 통해 학생들의 사회, 문화적 소양을 증진시키는 문화체험을 학년별로 실시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했던 방과 후 프로그램인 ‘1인 1악기’ 프로그램을 도입, 학생 누구나 졸업 전까진 최소 1~2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특기적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연주 실력을 갈고닦은 어린 학생들은 관내 토요시장이나, 염색체험관, 행사장, 복지관 등을 누비며,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하기도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학생들의 건강증진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스포츠 데이가 열린다. 배드민턴, 축구, 풋살 등 이날만큼은 학생들은 의자와 책상이 아닌, 넓은 운동장 벌판에서 선생님들과 땀을 흘리며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교류한다. 희망자 중심이지만, 매주 전교생의 8~90%가 참석할 정도로 참석률이 높다.
이 쯤 되니 가르치는 교사들도 누군가에게 배워야할 입장에 놓인다. 다시초 선생님들은 교육 관련 연수활동과 외부강사 초청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기존 성적중심의 기초학업만을 중시했던 교육과정에서 최근에는 예체능을 비롯한 방과 후 프로그램 등 교육활동의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예전 교과 과정에 비하면 요즘은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할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이현식 교장의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군 말없이 주말도 반납한 채 학교로 나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께 감사할 따름이지요. 다시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어린 학생들이 있기에 자신들도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교육에 임하고 있습니다.
간혹 학부모님들과 교육에 있어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저희 선생님들은 결코 남이 아닌 본인의 자녀를 양육한다는 마음으로 열의를 다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믿고 응원해주신다면 더욱 더 힘을 내 자녀들을 지역의 훌륭한 인재로 양성해나가겠습니다”
다시초는 ‘다시실력 5품제(독서, 한자, 영어, 정보, 건강)’라는 타 학교와는 차별화된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학생들은 5품제 운영을 통해 한자급수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영어 교재를 통해 일찍이 한자와 영어를 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보화 시대에 필수적인, 타자교육과 네티켓으로 불리는 웹상 예절 교육을 겸하고, 독서품을 통해 늘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기르며, 2교시 이후 건강증진을 목표로 줄넘기와 체력증진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하루에도 기초 교과학습을 제외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어린 학생들이 가끔은 안쓰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교정앞뜰, 봄을 맞아 화사한 꽃을 피울 준비를 마친 야생화처럼, 자신들의 재능과 꿈을 세상 속에 꽃피울 그 날을 위해, 아이들은 오늘도 힘찬 메아리를 울리고 있다.
“샛골에서 자란 꿈이 세계로 미래로” 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