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기금

  • 입력 2015.07.27 13:42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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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혁신도시에 입주한 한 주민과 만난 적이 있었다.
단단히 열이 받아 있었다.

사연인 즉슨 광주지역 모 언론에서 나주 혁신도시 아파트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기사가 실렸다는 것이다.

주거환경에서부터 정주여건까지 아직은 멀었다는 지적기사쯤 됐으리라 사료되는 이야기다.
여기에 살을 좀 보태서 해석을 하는데 나름 설득력이 있다.

입주민의 말에 의하면 나주 혁신도시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틀림없이 광주지역 아파트 업체나 광주지역 땅값이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의 사주를 받아썼을 것이라는 것이다.

혁신도시 아파트나 상가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성장의 중심이 나주로 이동하고 상대적으로 광주지역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그런 기사가 실렸을 것이라는 분석인데 듣고 있자니 씁쓸하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라고 반문하지만 확신어린 눈빛이다.
어쨌든 이곳 혁신도시는 오늘도 여전히 수많은 사연들을 가진 이들이 때론 기대를 때로는 실망을 번갈아가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요즘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만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악취와 해충 문제다.
문화적 혜택이야 도시의 발전과 함께 비례해서 기다리면 되지만 악취문제와 해충문제는 누구하나 시원하게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는 것이다.

날씨가 흐리거나 저녁이 되면 창문을 열어 둘 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밖에 산책이라도 나갈라치면 온갖 해충들이 달려들기 때문에 숨쉬기조차 곤란하다고 한다.
이름만 혁신도시이지 시골도시라고 서로 비아냥거린다.

정치인들은 항상 최고의 정주여건을 만들어주겠다고 장담한다.
나주시도 공공기관 관계자들에게 혼자만 내려와 살지 말고 가족들까지 함께 내려와 나주에서 살아달라고 하소연한다.

진풍경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달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한다. 향기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악취문제 하나는 해결해달라고 아우성이다.

공공기관 실무자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나누는 공공기관 실무자협의회에도 악취문제가 최우선 안건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그나마 전남도나 나주시가 혁신도시 악취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분투중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로서는 300억이라는 거액 마련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결국 현 구조로 봤을 때 재원문제는 혁신도시 개발시행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무려 개발이익금이 2,500억에 이르면서도 악취문제 해소에 나서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나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이제 혁신도시 개발시행사가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지역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라도 내 놓아야 한다.

개발시행사가 만들어놓은 도시가 창문도 마음대로 열지 못한다면 누구를 욕하겠는가?
악취문제로 인해 장사를 하는 상가들이 보는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겠는가?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남개발공사, 광주광역시 도시공사가 이제 답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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