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과 향교전교 덕암선생

  • 입력 2016.01.04 14:39
  • 수정 2016.01.04 14:42
  • 기자명 나주신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도 거리에는 구세군 자선남비의 종소리가 땡그렁 거리고, 크리스마스 케럴이 온 천지에 울려퍼지고, 성탄트리가 밤하늘에 반짝이는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성탄절이란 어떤 날인가? 성탄절을 Christmas라고 부르는데, 크리스트는 그리스어 그리스도의 영어표기이고, 마스는 ‘미사’란 말인데, 라틴어 ‘Missio' ‘보낸다’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즉 ‘그리스도를 보내는 절기’란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대리자로 이 땅에 보내신 날이란 말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은 천지만물의 창조주인 하나님께서 이 땅에 사람의 몸을 입고, 하나님의 아들로서 찾아오신 날이기 때문이다.

죄에 빠진 인간을 구원하시고, 억눌리고, 상한 영을 치유하시고 회복시키러 오신 날인 것이다.
필자는 이 날을 그리스도인들만이 예배드리면서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모르는 이들에게도 이 복된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랬다.

그래서 나주향교의 전교인 덕암 김평호 선생을 비롯한 향교의 여러 어르신들과 교회 이웃 지역주민들과 나주시민단체 회원들을 초청하였다.

특히 덕암 선생은 중고등학교 교감, 교장을 25년간 역임하고, 교육청 중등교육과장, 광주지방법원 가정지원 가사조정위원(現), 광주고전 아카데미원장(現)을 지낸 바 있다.

광주전남교육계와 유학계에서 지역사회의 지도자로서 덕망이 높은 분이다. 덕암선생에게 성탄절 예배 2부 순서로, 성탄축하인사와 함께 ‘세상을 밝히는 종교’라는 제하의 강연을 부탁하였다.

필자는 기독교 목사로서 덕암 김평호 선생에게 대략 10년 가까이 유학을 공부해왔다. 나주노인대학과 나주향교 충효관에서 명심보감, 소학, 논어, 대학, 중용, 맹자를 틈틈이 배웠다.

필자는 유학을 동양의 윤리와 철학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과 특히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사도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하시는 동안, 지구의 반대편인 중국에서는 공맹을 비롯한 수많은 유학자들을 통해서, 인도에서는 싣달타를 통해서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 할 윤리와 철학을 깨닫게 역사하셨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국 신학대학장을 역임한 김재준 박사는 ‘타종교의 보편적 진리에도 하나님의 잠정적인 성령의 역사로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다. 하나님은 전 세계 인류에게 양심과 도덕성을 주신 것이다.

덕암선생은 아래 강단에 서서, 필자에게 ‘종교’(宗敎)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흑판(화이트 보드)에 쓰라고 하였다. 이 세상에 3대 성인이 있다면 유교의 공자, 불교의 싣달타,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가 있는데, 이 분들은 성인(聖人)에 속한다고 하였다.

물론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 또는 하나님이라고 부르지만 일반종교나 역사적인 측면에서는 성인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자신은 유학자로서 공자의 중심사상인 인의예지(仁義禮智)에 대해서 논하겠노라고 했다.
첫째, 인(仁)이란 ‘仁者는 愛之理’(인자는 사랑하는 이치이다)요, 곧 측은지심(側隱之心)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다. 만일 세 살배기 어린아이가 깊은 우물을 향해 기어가고 있는데, 사람이라면 그 위험한 지경에서 아이를 살리려고 달려가지 않겠냐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또는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하신 마음이라는 것이다. 즉 인간의 본성은 선한 것이다.

둘째, 의(義)란 ‘義者는 宜之理’(의자는 마땅히 적합한 일을 하는 것이다)요, 곧 ‘羞惡之心’,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이다. 배가 몹시 고픈 거지에게 빵 한조각을 던져주면, 거지가 배가 고프니 흙을 털어서 먹기는 하겠지만, 어찌 증오심을 갖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셋째, 예(禮)란 ‘禮者는 恭之理’(예자는 공경하는 이치이다)라는 것이다. 곧 ‘辭讓之心’, 곧 겸양, 양보하는 마음이다.

십계명 중 다섯째 계명에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애굽기 20장 12절)이라고 하나님이 명하셨는데, 유교에서도 ‘효는 백행의 근본이다’라고 하였다.

효는 자신을 낳아 기르신 부모에게 보은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유교에서는 효를 인륜의 으뜸으로 삼은 것이다.

넷째, ‘智者는 別之理’(지자는 시비, 분별의 이치이다)요, 곧 ‘是非之心’, 곧 선과 악, 시대의 풍조에 대한 분별력을 이르는 것이다. 인간은 매사에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분별력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는 기원전 551년 노(魯)나라에서 출생하였다. 춘추시대는 각지의 제후들이 일어나서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힘을 겨루던 시기였다. 공자는 사회적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을 사람들의 도덕성이 타락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공자는 인(仁)의 회복을 주장한 것이다.

인(仁)이란 기독교적 표현으로는 사랑을 뜻한다. 인간의 본질을 이루는 것이 사랑의 정신이라는 것이다. 또는 사회적 존재로서 이웃과의 사랑의 관계성을 뜻하는 것이다.

 
 
* 덕암선생은 김목사의 설교 중 ‘참 성전이 사람의 마음에 있다’라는 말씀에 가장 마음에 들어온다고 기독교 가르침에 공감대를 표현했다. 고막원 교회 강희정 장로의 대표기도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 이 예배에 참여하신 분들의 영혼을 구원하시옵고, 이 땅에서 소외받고 고통하는 백성들을 위로하시고, 병든 자를 치료하고, 북한의 세습독재하에서 굶주리고 신음하는 북한동포들을 구원해 주라’고 간구하는 기도소리를 듣고, 신이 역사하지 않으면 그런 기도를 할 수가 없다고 탄복하였다.

이번 성탄절에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도 좋은 인성교육이 되었고, 향교의 어르신들과 지역주민들, 시민단체 회원들에게도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가 임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덕암선생의 강의의 기본이 되는 구절을 들라고 하면 바로 소학제사(小學題辭)에 나오는 바,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지상(天道之常)이요,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성지강(人性之綱)이니라.”
‘元者는 生物之始’(원자는 생물의 시작이요), '亨者는 生物之通’(형자는 생물이 왕성, 무성하고), ‘利者는 生物之遂’(이자는 생물이 열매를 맺고), ‘貞者는 生物之成’(정자는 생물이 완성이 된다)는 말이다.

주자는 ‘원형이정’ 네 글자를 각각 ‘春夏秋冬’에 견주고, 나아가 윤리적 덕목, 곧 ‘인의예지’로 설명했다. 위 문장은 곧 우주적 ․ 윤리적 원리가 되는 셈이다. 원형이정이라는 우주의 형이상학적 원리가 인간에게 내재하면, 인간은 인의예지라고 하는 최상의 윤리적 덕목을 지닌 귀한 존재가 된다는 말이다.

필자는 기독교 목사로서 자연만물 안에, 창조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생명과 구원의 원리가 깃들어 있다고 믿고 전하는 사람이다. 사도 바울은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로마서1:20)고 자연계시 안에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선포하였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