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 입력 2016.03.07 11:20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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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이제는 정신나간 이들이나 하는 짓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나주신문사도 자체경영의 한계로 인해 경영인의 개인출혈에 기댄지 오래다.

대부분의 지역신문사들이 토로하는 어려움이 나주신문사도 결코 비켜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실 수입구조가 광고시장과 구독료뿐이라는 것이 신문의 속사정이다보니, 지역신문 살림살이를 끌고 간다는 것이 결코 녹록치 않다.

광고시장이라고 해봐야 광고주는 정해져있고, 언론사는 많다보니 제살깍아먹기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게다가 구독료 징수율이 차마 입에 내놓기가 민망할 정도다.

심지어 “누가 지역신문을 돈 내고 보느냐”는 몇몇 독자들의 생트집을 듣다보면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다.
지역신문이 지금까지 운영해오면서 만들어 온 자업자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이 말을 들을 때면 땅을 치고 통곡하고 싶다.

그만큼 지역신문이 독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주신문도 20여년이 넘는 역사속에 과연 독자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쌓아왔을까를 반문해보면 스스로 고개가 숙여진다.

독자들이 보고나 듣고 싶은 내용보다 신문사나 기자들이 하고싶은 말만 해온 것은 아닌지....
나주 전체 공동체의 이익보다 특정 정치세력의 대변지 노릇을 해 온 것은 아닌지....
우리가 무조건 옳다고 독자들이나 시민들에게 가르치러 든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면 떳떳하기에 앞서 숙연해지고 그 어떤 비난의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나주신문이 지지난해에 복간을 준비하면서 소수 몇사람이 만드는 신문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부족하더라도 함께 만드는 신문이 되어보자고 했던 내용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신문사의 크고 작은 결정권도 경영인 1인이나 편집장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위원회라는 시스템을 통해 결정하게 하고, 신문사 구성원들이 매주 한차례 발간하는 신문도 매월 한차례씩 외부인사들이 독자위원회의를 통해 지면을 평가하고, 읍면동별로 조직된 시민기자단이 한주간의 지역별 행사를 전달케하는 등의 시스템 안착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역량부족으로 인해 나주신문도 크나큰 과오를 시정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안일하게 운영해온 것이 있다면 바로 독자들에 대한 프로그램 미비다.

나주신문을 애독해주고 계시는 독자분들의 피드백을 보장해주는 시스템도 없었고, 독자분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그롯 또한 준비되지 못했다.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독자분들이 어떤 내용을 보고싶어하는지 제대로 된 조사 한번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와서 구독료를 납부해달라는 통지서를 발송하고 있기에 차마 민망하기도 하다.
하지만, 만만찮은 지역신문을 이끌고가야 할 살림꾼 입장에서는 염치없지만 독자분들에게 머리숙여 부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아메리카노 커피한잔값이면 충분한 월 구독료 5천원.
독자분들이 비싸게 느꼈다면 상품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신문사의 책임이다.
반대로 커피 한잔 값이면 지역신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외부의 입김으로부터 지역신문이 올곧게 설 수 있는 지름길이 바로 구독료 납부 현실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주신문의 2016년 최대목표는 구독료 징수율 100%다.
독자분들의 넓은 아량과 이해가 절실할 수 밖에 없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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