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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인회(聽忍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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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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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천교회 이명재 목사
이성계는 훌륭한 장수였다. 왕 중심의 역사서 태조실록에는 그렇게 기술되어 있다. 생각과 행동에 선이 굵었다. 호방했고 뒤 끝이 없었다. 그런 성격을 아는 부하들도 이성계를 잘 따랐다. 위화도를 회군해서 실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성격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고려 마지막 왕은 34대 공양왕이다. 이성계는 그를 폐위시키고 새로운 국조(國朝)를 열고 왕이 된다. 국호를 조선이라 하고 사후에 태조(太祖, 완전명은 太祖 康獻 至仁啓運 聖文神武 大王)라는 시호(諡號)를 얻게 된다. 이성계는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정사(政事)에 임했다.

그런데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의 급한 성격이 종종 문제를 일으켰다. 이것으로 신하들이 상처받고 무력감에 빠지기까지 했다. 장수였을 땐 통했지만 일국의 임금으로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될 일이었다. 그의 고민이 깊어졌다. 스승으로 받드는 정도전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때 정도전이 그에게 준 세 글자가 '청인회(聽忍懷)'이다. 이 글자의 뜻은 이렇다. 지도자는 모름지기 찬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聽, 들을 청), 못마땅한 것도 꾹 참고(忍, 참을 인), 반대자도 품어 주는 자애심을 갖추어야 한다(懷, 품을 회)는 것이다. 정도전의 조언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바뀐다. 아들의 자리에서 아빠로 나아가 할아버지의 위치로 바뀌기도 하고, 수습 직원으로 시작해서 회사의 고위 임원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요는 중요하고 높은 자리에 설 때 아랫사람을 대하는 자세다. 성인군자들은 겸손을 강조하기도 했다.

'청인회(聽忍懷)'도 겸손의 확장일 것이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대할 때 늘 '청인회'의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이 들어 주고, 보다 많이 참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끌어안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한 것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된 당한 박근혜 대통령도 따지고 보면 '청인회'를 하지 못해 일의 사달이 여기까지 오고 말았다. 그는 대면 보고를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건 '청인회'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장애물이다. 지도자이기를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상하관계는 늘 상대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청인회'의 정신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런 이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새해에는 모두 '청인회'의 정신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이것은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 뿐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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