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초월한 죽설헌의 변신

금천면의 죽설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장에서 선봬

  • 입력 2019.12.18 15:22
  • 수정 2019.12.18 15:23
  • 기자명 정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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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상실시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주의 명소 죽설헌(대표 박태후 화백)이 시·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 라이브 영상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옮겨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 센터와 Studio ART55(대표 홍순철 작가)가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한 ACC 텔레프레젠스 혼합현실 프로젝트, ‘검은강, 숨은숲 6 Senses’ 전시회가 12월 1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1관에서 오프닝 리셉션 행사를 갖고 2020년 1월 27일까지의 전시에 들어갔다.

이번 전시는 나주에 위치한 숨은 숲(죽설헌) 주변의 시공간을 검은 강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장의 시공간으로 옮겨와 현실과 가상, 현실과 복제, 실재와 가상, 현실과 정보 등 현재 우리의 삶 속에 일상이 되어버린 혼합현실의 세계를 관객에게 체험케 하는 미디어 복합 예술이다.

이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홍순철 작가가 “1989년 검은강에서 시작했던 검음에 초록을 입히는 일이다. 검음은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내재 된 본성의 단면이다. 그것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원초적 으로 존재하는 것에 뿌리를 박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들의 세속적인 욕망과 탐욕이 진액처럼 응축된 그 검음 속에서 피어 녹색의 생명을 나는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시공간을 옮긴다는 의미는 내가 세상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작업은 스스로가 살아온 세상,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삶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하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숨은 숲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검은 강의 시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장의 시공간에 흩뿌리려 한다. 뭇생명들의 존재와 생존 그리고 인간 생존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투쟁의 이야기를, 주도권이 인간에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이 이야기를 온전한 정신으로 바라보면, 꼭 그런 것 같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든다.

홍순철 작가는 “관객들이 참여하고 있는 전시 현장의 풍경을 숨은 숲에 이원 생중계로 송출하고, 다시 숨은 숲의 풍경을 전시장으로 재송출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복합적인 실재 시·공간을 경험하도록 하고,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검은 숲에서 벌어지는 생명 인드라망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인식하고 감각 상실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그 장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주시 금천면 촌곡리에 위치한 죽설헌은 참새화가로 유명한 시원 박태후 화백(65)과 동갑내기 부인 김춘란 내외가 40여년 동안 가꿔 온 작은 숲같은 한국식 토종정원이다.

약 1만2천평 대지위에 비자, 산벛, 동백 등 150여종의 토종나무와 서양식 꽃과 잔디 대신 키 작은 야생화들을 심고, 논들을 사들여 큰연못을 만들어 왕버들, 수양버들, 노란창포를 심고, 오래된 기왓장 수만장으로 담장을 만들고, 남의 도움없이 홀로 심고 가꾸기를 거듭한 애환의 세월이 만들어 낸 화가의 정원이다.

전문가들은 담양 소쇄원의 자연미 계보를 이은 정원이 죽설헌으로 조선시대에 소쇄원이 있었다면 지금은 죽설헌이 있다. 죽설헌은 과거의 정원이 아니다. 동시대의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같이 밥 먹고, 같이 놀고, 같이 정담을 나누는 집이자 정원이다고 극찬한다.

홍순철 작가는 1955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0년대부터 미술작가로 활동하면서 3번의 개인전과 수십차례 단체전, 다양한 영상과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창작활동을 해오며 MBC, SBS 등에서 20여년간 프로듀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SBS 편성전략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방송.영화 다큐멘터리 감독과 미디어 설치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초연결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관람객들이 자연과 생명 그리고 공간과 시간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예술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프로젝트로 전시 관람 비용은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아시아 문화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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