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년 11월5일. 두 형제가 주막에 들어섰다. 한양에서 호남으로 유배길에 나선 손암 정약전과 다산 정약용 두 형제였다. 두 형제는 하룻밤을 묵고 형은 신안 흑산도로, 동생은 강진으로 유배의 길을 떠났다. 이날이 두 형제가 살아 생전에 본 마지막 날이었고, 그날 밤 이별의 슬픔을 담은 시가 바로 율정별(栗亭別)이다. 18년 뒤에 다산 정약용이 이곳을 찾아 형 생각에 통곡했다고 전해진다.
자산어보로 유명한 정약전과 목민심서로 유명한 정약용 두 형제가 유배길에서 마지막 밤을 함께 지냈던 곳이 바로 나주의 밤나무골 주막이었고, 현재 위치 동신대 후문 바로 옆이다. 당시에 밤나무골 주막을 뜻하는 율정점(栗亭店)으로 불리었으나 현재는 도로 확장공사로 터만 남아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이곳을 누군가 미니공원으로 꾸며 간간이 역사 올레길에 나선 이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주는 것 같다. 나주시도 이곳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문화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스토리텔링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