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르네상스, 파괴적 혁신(Destrutive Innovation) 교육이 답 !

  • 입력 2023.07.03 13:12
  • 수정 2023.07.03 13:28
  • 기자명 정순남(동신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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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신대학교 혁신도시 산학 융합캠퍼스에서 ChatGPT(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과거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검색도구는 특정 용어나 사실관계를 기계적으로 단순히 설명해 주는 기능을 제공했다. 이에 반해 GPT(Generative Prelearned Transformer)는 기존의 수많은 축적된 정보와 데이터(수십억 개의 매개변수)를 활용하여 상호관계를 스스로 학습(deep learning)하여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예측(Transformer)하여 준다는 데 있다. 이는 GPT와 인간과의 대화(Prompter)를 가능하게 하고 서로 끊임없는 심화학습을 통하여 우리가 당면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까지의 산업혁명과는 차원이 다른 모든 영역에 이르는 새로운 혁명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가짜뉴스, 오류정보 양산, 인간 일자리 대체 등 부정적 측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교육적 관점에서 조망하자면, AI가 기존의 판을 통째로 바꾸고 AI를 넘어서는 창조적 아이들이 세상을 리딩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MZ세대 이후를 지칭하는 알파 세대는 노동 자체를 거부하기까지 하고 있다.

이날 강의를 해주신 김경수 교수님에 의하면 영국 주도 제임스 와트의 증기 기관차 발명 이후 산업혁명 선도국가와 인물의 탄생(성장)은 모두 미국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토머스 에디슨의 전기 발명, 빌 게이츠의 컴퓨터와 인터넷, 스티브 잡스의 스마트폰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유럽,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이 아닌 왜 200여 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에서 일어났는가?

유럽의 종교적 탄압과 신대륙 발견에 자극받은 유럽인들이 정착한 국가. 전 세계의 인재를 영입하는 데 진심인 나라가 미국이다. 중국(약 32.4만), 인도(약 29.7만), 한국(6.2만)에서만 미국에 유학한 인재가 130여만 명에 이른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정부 규제, 도전적 정신의 충만, 독점시장에 대한 철저한 감독, 일상적으로 존중되는 자유로운 분위기, 실패의 용인과 성공에 대한 환호, 거대한 자연이 주는 영감과 창조적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인다.

최근 정부는 킬러문항(초초고도 난해문항), 일타강사, 과도한 사교육 등에 대해서 철퇴를 가하겠다고 한다. 교육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간과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과 청소년기 학생들의 창조적 사고의 싹을 잘라버리고 주입식 교육에 대한 일격(一擊)이다. 대학도 가기 전에 이미 열정을 소진하고 시들어 버리는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을 감안할 때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 사회적 시스템이 너무나 견고하게 굳어진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신분 상승의 마지막 보루(堡壘)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보니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현행 학생부 중심 수시 제도는 정시전형을 축소하여 사교육 유발 효과를 줄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수시 비중이 높을수록 사교육 시장은 커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07년 53.1%였던 수시 비중은 2017년에는 73.7%에 이르고 작년에는 78.0%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고등학생 사교육비 총액은 4.2조 원에서 6.96조 원으로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유치원에 의대 입시반이나 로스쿨 입시반이 생기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나주 학부모들은 의욕을 상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주교육이 어떤 형태로 진화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어떤 식으로든 창조교육을 뒷받침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감히 필자 나름대로 몇 가지 극히 제한적이고도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나주시와 교육청, 학교를 포함한 교육기관은 창조교육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학부모는 교육 당국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교육공동체가 지향하는 물리적, 심리적 공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직접적 교육을 담당하는 우수하고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영입하고 이분들과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는 혁신적, 창조적 인재가 나주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의미 있는 규모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분들을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도 정교하게 프로그램화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능력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적성과 능력에 맞는 나주 형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 만약 나주에서 갖게 되는 일자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면 사교육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메커니즘

이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방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필자가 머물렀던 위스콘신 매디슨 市의 시장은 레즈비언이었으며, 엊그제 애덤스 뉴욕시장은 성소수자 축제에 참석하였다) 원도심과 구도심, 농촌지역과 도심지역, 다문화가정 등이 가진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소통을 넓혀나가야 한다.

또 하나의 주목할 점은 나주시 리더쉽의 변화다. 그동안 나주 자치단체의 장이나 의회 의원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오늘날의 나주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는 장점도 불구하고 지역적 한계도 있다는 지적이있어왔다. 최근 여의도 국회를 가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의원들은 젊어지고 다양한 글로벌 교육과 문화를 경험하고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더하여 유능한 배경을 가지 젊은 엘리트 보좌관과 격의 없이 일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여기저기서 목격한다, 매일 수많은 주제의 토론회, 워크숍, 세미나, 간담회, 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나주시에도 이와 유사한 새로운 계층들이 유입되어 과거애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 리더쉽은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에 대한 소통의 노력도 강화되고 진전될 것이다.

나주의 희망은 교육에 있다. 우리가 나주의 환경, 문화재 보존관리, 교통 문제, 개발 문제 등과 함께 더 큰 관심의 우위를 교육에 두어야 한다. 사교육 문제의 특성상 사적 경영에서 공적영역으로 논의를 확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나주는 엄청난 보물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의 출범과 다문화 가정과 혁신도시 공기업이 가진 잠재력이다. 황하문명, 인더스 문명,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등 세계 4대 문명은 강유역에서 탄생하였다, 미국의 문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경험적 사례와 같이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주도하는 인재가 넘쳐나고 이를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게 하는 생태계를 갖춘다면 영산강을 품고 있는 나주는 엄청난 긍정적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 아이들을 광주 봉선동 일타강사에게 보내는 순간 아이들은 불행한 사교육의 늪 속에서 방황하다가 의료 기능인이나 법률 기능인으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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