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엔지니어의 귀농일기

나주에산다(12) 미래팜 송계석 대표

  • 입력 2023.10.13 15:42
  • 수정 2023.10.20 17:25
  • 기자명 박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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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미래팜 열대과일농원’에서 송계석 대표를 만났다. 미래팜에는 약 9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60여종의 열대 과일들이 자라고 있다. 애플망고, 구아바, 파파야, 백향과, 용과, 올리브나무, 바나나, 깔라만시, 라임, 슈가에플, 아보카도 등 이름을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열대과일이 있다. 해외에 나가지 않고 나주에서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열대 과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송계석 대표는 나주에서 열대과일 농원을 운영하기 전에는 삼성, 엘지, 하이넥스 등에서 기계 장비 설계와 개발 업무를 맡은 유능한 엔지니어로 세계 여러 곳으로 출장을 다녔다. 기술 책임자로서 일에 대한 무게감과 스트레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일이 많아졌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고민하던 중 농어촌 기술 보급 사업인 스마트팜 냉난방 시스템 구축업무를 하면서 농촌 생활을 접하게 되었다고.

2014년 퇴직을 결정하고 아내의 고향인 나주로 와서 터를 잡았고 자신의 경력을 기반으로 농업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자연과 흙이 좋았지만 그의 아내인 황영미씨는 귀농하는 것에 대해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이 좋아하는 일이기에 받아들이게 됐고 동반자이자 든든한 후원자로 곁을 지키고 있는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그에게 미래팜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오고 싶은 곳이며, 누구보다 농장에 있는 것이 즐겁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즐겁게 할 일을 찾았다는 것이 더욱 기쁘다고 말하는 송 대표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퇴직 후에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지만 자신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고, 앞으로는 나무도 많이 자라서 수확량이 늘 것이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수익도 보장이 되어 매일 매일이 즐겁다고 강조한다.

송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가 난방시스템이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4계절이 뚜렷하다 보니 농가들이 겨울철 난방비용이 많이 든다며 난방비를 절감하여 농가의 난방비를 해결하고자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냉난방 시스템을 개발하여 보급하기 위해 자신의 기술력으로 현재 농업 에너지 이용 효율화 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60%, 시도비 20%, 농가 자부담 20%로 사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해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냉난방 시스템을 갖추고 보수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열대과일이 농원에서 나무들이 자라서 수확하는데 3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해 이 기간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갖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

그나마 송 대표는 그 기간을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어야 하는데 그의 아내가 운영하는 김치공장에서 수입이 있어서 잘 견뎌왔다며 현재의 미래팜이 자리를 잡고 결실을 본것은 부인인 황영미씨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한다.

송 대표의 열정과 신기술을 이용한 농원의 수입은 얼마나 될지 궁금해졌다.

열대과일 나무를 식재한지 4년이 되었는데 나무들이 병충해없이 잘 잘라서 올해부터 나름 결실을 거두어 과일들을 예약제로 완판했다고 한다. 오히려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서 환불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올해 매출은 약 1억여원이지만 해가 갈수록 수확량이 늘어나면 매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그 후년이 더욱 기대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에게는 농원일과 별개로 또 하나의 일거리가 있다. 바로 봉사활동이다. 송 대표는 열대과일을 키우면서도 지역봉사 활동도 틈틈히 참여하고 있다. 결혼 초기에는 그의 아내 황영미씨가 파랑새 봉사단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우리 살기도 힘든데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자신이 라이온스 클럽에 가입하여 봉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었고 아내의 활동을 이해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미래팜은 여전히 업그레이드 중이다. 다양한 나무를 더 심어서 경관 농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올 겨울부터 시민을 위해 텃밭을 공유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래팜을 찾아와서 힐링할 수 있도록 ‘미래팜’을 개방하여 시민을 위한 공유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며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다양한 열대 과일을 신선하게 먹어 볼 수 있는 나주의 핫스팟인 ‘미래팜’이 나주에 있어서 나주시민들은 행복할 것 같다. 신선하고 맛있는 열대과일이 먹고 싶다면 미래팜으로 고!고!

해맑은 미소의 멋쟁이 주인장이 언제든지 반겨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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