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안세영 선수와 지역정치

  • 입력 2023.10.16 11:07
  • 수정 2023.10.16 11:34
  • 기자명 정순남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면 배드민턴 신동 안세영 선수와 탁구 신유빈, 수영의 김우민 선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종목에서 금메달이 쏟아지며 내년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특히 중국과 일본 중심의 수영에서 한국의 선전도 대단하다. 이번에 한국 수영은 무려 2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스포츠건 정치의 영역이건 늘 피나는 노력과 경쟁속에서 변화와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주 출신 안세영 선수의 금메달로 인기종목의 반열에 오른 배드민턴이란 용어는 영국의 지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이 경기의 기원은 1820년경 인도의 봄베이 지방에서 성행하였던 푸나(Poona)라는 경기를 당시 인도에서 주둔하고 있던 영국 군인들이 본국으로 돌아와 경기화 시키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동남아 국가에서는 국기(國伎)라고 할 만큼 인기 있는 스포츠로서 널리 보급된 것이 아니가 싶다.

정순남 동신대 석좌교수
정순남 동신대 석좌교수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안세영 선수는 한국 배드민턴 여자복식과 여자단식에서 금메달 2관왕에 올랐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당시 방수현 선수에 이어 무려 29년 만에 여자 단식과 단체전을 석권하였다. 숙적 세계 3위 천위페이(중국)와 치른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하며 승리했다.

이미 상당히 많은 선수들이 언론과 인터뷰를 했고 광고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인기종목 선수의 경우 유튜브나 SNS를 통해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자연스럽게 대중의 인기를 즐기고 교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상업적 미디어의 유혹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세계 1위의 배드민턴 선수로 등극한 안세영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아시안게임 이후 정말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로 또 다른 세상을 경험 중이라며 한 분 한 분 답장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고 한다.

금메달 하나 땄다고 해서 연예인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며, 무릅 부상을 치료하면서 선수로서 자기의 길을 갈 것이니 이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배드민턴 선수 본연의 길을 지키며 내년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경기내내 안세영 선수의 침착하고 전략적인 경기 운영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24년 국회의원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SNS에 올라와 있는 상당수의 글들은 정치인들의 행사 참석과 언론 인터뷰로 도배되고 있다. 엊그제 국정감사가 시작되어서인지 국정감사 질의 내용을 올리는 정치인도 있고, 지역축제, 체육행사, 봉사활동, 의정질의 등의 다양한 활동들이 끊임없이 올라와 있다. 일주일을 멀다하고 문자 메세지를 보내는 분들도 있다. 자신을 알리는 방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다. 활동 내용이 지역유권자의 삶에 직간접 영향을 주는 내용과는 무관한 글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20여년간 나주는 미래지향적 혁신 리더쉽의 부재로 전남의 여타 시군지역과 비교하여 부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나주의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해본다.

특히, 10월이 되면 느끼는 것이 주변의 장성, 함평, 화순 등과 비교하여 이렇다 할 축제하나 없다는 것이다. 다행이 국내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하여 축제를 통합하고 12만 전남 중심도시 천년 목사골 나주에 걸맞는 통합축제 시도를 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에 관람객이 800백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부럽기 그지 없다. 순천만에 못지 않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영산강과 마한의 유적지를 보면 절로 한탄이 나온다.

특히, 나주는 전남의 중심도시로서 에너지수도로 나가기 위한 수 많은 도전적 과제를 안고 있다. 전남 동부권 순천, 여수, 광양 등 3개시도가 특별시 형태로 준독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상대적으로 교육, 의료 등 생활편의 인프라가 집중된 광주광역시로의 인구집중도 피해갈 수 없는 위험요인이다.

당장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의 위기극복, 농생명 공기업과 ICT 공기업을 통한 혁신역량 창출·확산, 한국에너지공대의 안착, 당면한 탄소중립과 기후위기대응 기술역량 기반구축, 광주시와 연계한 순환인프라구축 등이 그것이다.

또한 나주시 자체가 안고 있는 고령화사회 대비, 혁신도시 이외 지역의 소멸위기 대응, 혁신도시 교육·의료·생활편의 시설보완과 그나마 전남지역이 비교우위가 있는 문화관광 자원 활용방안과 농축산업 경쟁력 확보 등의 어려운 당면과제들을 안고 있다.

생각보다 유권자들은 현명하다. 누가 지역민의 삶을 위해 진실한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아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나 SNS에 시도 때도 없이 올리는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오히려 품격을 낮추는 것이 허다하다.

이런 점에서 나주 출신 안세영 선수의 겸손함이 빛나는 것이다. 최근 안세영 선수는 어린시절 나주를 오가며 느꼈던 추억이 많다며 고향사랑 기부금도 전달하였다고 한다.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안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기다려 본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