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축제 얼마짜리야?

동시다발 기획행사로 곳곳에서 야단
축제예산 착시효과로 시민들은 어리둥절

  • 입력 2023.10.23 09:40
  • 수정 2023.10.23 10:33
  • 기자명 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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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축제라고 취지를 설명하고 ‘영산강은 살아있다’로 명명된 2023나주축제가 시작된 가운데 “도대체 이번 나주축제가 얼마짜리냐”는 물음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축제기간인 10월 20일부터 나주지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각종 행사가 펼쳐지고 있어, 어디까지가 나주축제이고 어디까지가 개별행사인지 시민들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축제 예산은 대략 12억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 비용으로 이렇게 많은 행사가 나주 전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착시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실제 나주 전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행사는 별개의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 파악된 예산만 살펴보면 영산강 주무대에서 펼쳐지는 행사비는 대략 12억원이다. 12억원의 예산을 나눠보면 농업페스타나 각종 전시회 등을 내용으로 하는 도농상생한마당 비용이 2억3천만원이고, 시민의 날 행사와 관련해서 2억 9천만원, 마한문화제 관련 비용이 6억원, 요리경연대회 관련비용이 5천만으로 약 12억이 소요된다.

금성관 일대에서 펼쳐지는 행사는 나주읍성축제로 1억원이 배정됐다. 통합축제와는 별도 예산이고 집행단위도 다르다. 당초 10월초에 예정된 행사였지만 나주시에서 날짜를 축제 기간에 맞춰 진행하게끔 조정했다.

또 있다. 영산포부터 나주까지 역사적 상징성을 담고 있는 장소 10군데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는 국제설치미술제 역시 별개의 사업으로 2억 5천만원의 용역사업이다. 시민들에게는 나주축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는 행사들이다. 반남고분군에서는 코스모스 축제와 곁들여 꽃보다 버스킹 행사가 진행됐는데 이 프로그램도 축제와 별개 프로그램으로 예산도 별도다.

또 있다. 각 실과소에서는 이번 나주축제와 관련해 각종 간접지원 예산이 집행됐다. 재난안전과의 행사장 안전바리케이드, 교통행정과의 교통안전관리비용, 홍보팀의 언론사 축제홍보비용 등 대략 4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확정된 예산만 해도 20억원이 훌쩍 넘는 예산이다. 나주시는 이런 세부적 예산공개에 대해 축제가 끝난 뒤에 종합해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예산배정이나 집행에 대해 그 어떤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나주시 정서로는 축제에 대해 그 누구도 테클을 걸지 못하는 분위기다. 마치 딴 소리를 하면 발목잡기라도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처음부터 축제 전문가 영입을 통한 최고의 축제라는 컨셉으로 밀어붙인 부작용일 뿐이라는 것이 또 다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억이 넘게 들어가고 있는 나주축제, 그 세부적인 예산내용을 떠나서 시민들에게 얼마만큼의 자부심과 긍지심을 남길지는 또 다른 숙제다. 수많은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나주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나주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나주를 자랑스럽게만 여긴다면 비용문제를 초월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각종 행사를 축제기간에 동시에 이뤄지게끔 기획하고, 세부적인 예산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하고, 문제제기를 하면 시작도 안 했는데 발목잡기부터 하느냐고 몰아붙이는 것이 나주시 행정의 본모습인지는 되돌아 봐야한다.

나주 곳곳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행사와 각종 프로그램은 역설적으로 대표적인 나주축제라는 메인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시선을 분산시켜보려는 착시효과를 노렸다는 시민의 지적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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