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전령사 못말리는 한식 사랑꾼!

나주에 산다(15) 정인경 요리연구가

  • 입력 2023.11.01 10:59
  • 수정 2023.11.01 11:16
  • 기자명 박다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인경 그녀를 지칭하는 말은 너무도 많다. 요리사, 요리 연구가, 요리 활동가, 요리선생님 등이 있지만 그중에 요리 연구가가 홍보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정인경씨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다.

순천대학교 조리과학과에서 강의하며 한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종횡무진 활약 중인 정인경 선생님을 2023년 10월 빛가람동에서 만났다. 최근에는 한식진흥원에서 파견하여 태국과 바레인 등을 다니며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알리는 일을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K푸드의 전령사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한식을 널리 알리고 있는 못말리는 한식사랑꾼! 정 선생님의 특별한 한식 스토리 속으로 푹 빠져 본다.

절기음식과 지역에서 잊혀져 가는 향토음식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정인경 선생님이 한식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30대 중반 아이들을 키우던 중 남편의 “50을 준비하라”는 의미심장한 말에 인생의 터닝포인트 계기가 됐다는 그녀는 이후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2012년에 순천대학교 한약자원학과로 편입했다.

한약재와 요리에 접목하여 건강한 요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11년만인 2023년 2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1년이란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을 키우며 치열하게 살았다고 자부하는 정인경 선생님은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특히 아이들을 돌봐준 어머니의 정성 덕분에 자신이 공부를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라고 한다. 특히 곁에서 묵묵히 격려하며 힘을 준 남편과 건강하게 자라준 아이들에게도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생활한다며 가족들에게 벅찬 마음을 전했다.

정 선생님은 해외에 나갈 때마다 한식이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식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 또한 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을 알리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 영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며 웃는다.

음식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먹이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만든 음식에 맛있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피로를 잊고 행복해진다며 요리를 연구하고 알리는 일에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소녀 감성의 정인경 선생님은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을 다시 시작할까? 말까?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당장 시작해 볼 것”을 권유했다.

최근 정 선생님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서 약선요리 체험행사를 진행하였고, 전남 구례군 11개 마을의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1년 동안 향토음식을 조사하는 과제에도 참여했다. 향토음식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역사적 가치에 대해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많은데 체계적으로 향토음식을 기록하고 향토음식만의 가치와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에는 관심을 잘 가져주지 않는다”며 향토음식이 잊혀지기 전에 조사하고 기록하여 향토음식 분야에서 역사가라는 마음으로 후대에 남기는 일에 열정을 다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식요리 기록들을 보면 경상도에는 음식디미방이나 수운잡방. 충청도는 최씨음식법 같은 고조리서가 있어서 이를 통해 지역과 연계하고 홍보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전남지역에도 풍산홍씨의 음식보라는 책이 있어서 역사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나주에서도 옛 맛을 지키고 후대에 물러주기 위해 향토음식과 전통음식의 발굴과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 선생님은 이웃 가까이에서 우리 전통의 맛을 지키고 외국에 알리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시간의 무뎌짐인지 현재 전국 음식이 모두 비슷비슷한 맛으로 변해가고 있고, 지역마다 특색있는 음식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정 선생님은 그래도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절기음식에 대한 연구와 보존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절기에 맞는 음식을 먹으며 건강을 지켜 왔고 동지, 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등 24절기마다 건강한 제철음식을 먹었는다고 한다.

잊혀져가는 향토음식의 기록과 더불어 절기음식에 대한 연구도 이어나갈 지역의 요리연구가로써 당당한 50대를 살아가고 있는 정인경 선생님의 무한도전에 큰 박수를 보낸다. 찬 바람은 불기 시작하고 따뜻한 청국장 한 그릇이 생각나는 하루다.

저작권자 © 나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